환삼덩굴
시작이 대단한 식물은 없다. 그들의 처음은 미미하다. 어떤 씨앗이었는지에 따라, 자신의 유전자 정보대로 실현한다.
겨울이 저물 무렵 얄따란 줄기에 떡잎 두장을 보면 이렇게 미약한 식물의 종점이 어딜지 상상하기 어렵다. 이들은 다른 식물체를 화초든, 나무든 휘감고 덮어버리는 무자비함을 지녔다. 질긴 줄기와 까끌거리는 잎새는 맨손을 꺼리게 한다. 줄기가 팔뚝에 스치면 생채기를 내고야 만다. 볼품없는 무수한 꽃들이 씨 맺으면 다음 해는 고생 예약이다. 사포닌 함유량이 많아서 어린순은 나물로 먹고, 다 자란 줄기와 잎은 약재로 쓴다고 한다. 생존에 진심인 식물이 약이 되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