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가지
우연히 가지꽃 닮은 식물을 보았다. 당시 희귀 식물에 지나치게 꽂혀 있었다. 눈에 띈 곳은 한 뿌리 캐도 상관없을 목장 옆 길가였다. 당시에 식물 검색 앱을 알지 못하던 때였다. 잎과 줄기에 가시가 돋아 있는 독특한 개체였다. 가지 비슷한 열매가 달릴 것이라 예상했다. 정원 한 곳에 심고 지켜보니 꽃 피고 지고 하더니 방울토마토 만한 열매가 주렁주렁 달렸다. 섣불리 먹을 수는 없었다. 그렇게 자리 잡은 이 식물의 정체는 모른 채 해가 지나면서 무섭게 번식해 나갔다. 캐 내면 작은 뿌리 토막으로도 살아남아 새 개체가 여러 개로 불어나 있었다. 새가 옮겼는지, 바람이 파종했는지 정원 곳곳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가시 돋친 줄기를 잡아 뽑기도 어려웠다. 농약을 써야 할 것이다. 다른 화초 사이에 붙어 난 이 식물을 제거하는데 피해는 감수해야 할 모양이다. 애초에 알아보지 않고 들여온 내 잘못이다. 조심성이 없는 무모함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알고 보니 생태계 교란종이다. 단 하나라도 허용해서는 안 될. 무익한 이기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