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포백합
(키다리) 사향 백합이다.(후각이 둔한 나는 사향을 맡지는 못한다) 봄부터 옆가지 없이 키만 키우던 줄기는 처서를 앞두고 나팔을 달았다. 120도씩 각을 나눠가진 세 송이는 널리 알릴 소식이 있나 보다. '순결', '변함없는 사랑'이란 꽃말처럼 꽃을 보는 순간 순수를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다. 들판에서는 키가 커야 생존에 유리하다. 풀숲은 웬만해도 허리춤을 넘는다. 푸른 초원 위로 하얀 나팔백합 꽃송이들이 실바람에 나부끼면 시선을 멈추게 한다. 백합은 밤이라고 꽃잎을 거두지 않는다. (모란은 밤에 큰 꽃잎을 오므린다) 북반구 식물로 한국에 13종 5 변종이 있다고 한다. 심은 적 없는 백합이 어느 날 바람결에 이사 왔다. 계절이 바뀌고 해가 갈수록 정원 곳곳에 꽃을 피우고 있다. 씨는 매우 많다. 발아가 잘 되는 편이나 직파하여 흙 속에 묻어야 한다. 철포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이유를 설명한 글을 찾지 못했다. 나팔백합은 꽃모양으로 알수 있다. 힘차게 부는 나팔소리가 꽃잎 안에서 울리는 듯 하다.
내 사랑은 사향백합처럼 순결하고, 변함없이 당신만 바라보길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