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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의 정원 Dec 11. 2024

꾸준함의 힘

새는 것과 모이는 것의 차이

  

자신도 모르게 습관적으로 새는 것은 무엇인가?


  수도료가 세 배 가량 더 나왔다. 딱히 물을 더 쓴 것도 아닌데 매월 요금이 더 나온다. 상수도 본부에 전화했다. 담당자는 물을 많이 쓰고 있는데 6개월 통계를 보니 많이 늘었다고 한다. 누수가 의심되므로 점검하라고 했다. 수년 전에도 누수를 잡았었다. 수도 배관을 설치 한지 오래다 보니 다시 누수가 생겼나 보다. 의심되는 라인을 연결 부위부터 한 가지씩 점검했다. 건물에 인입되는 소켓에는 누수가 없었다. 전에 수리한 부분, 땅을 파고 보았다. 이상 없다. 원점에서부터 다시 점검하기로 했다. 계량기에서 꺾여 나가는 연결 부위를 파내서 확인하니 이 새고 있었다. 많은 양은 아니었다. 연결 소켓에서 새는 물은 고이지 않고 땅으로 스며들고 있었다. 물이 고였다면 확인이 빨랐을 텐데 땅 위로 보이지 않으니 몰랐다. 소켓을 새 부품으로 갈아 끼웠다. 잠근 물을 열었다. 더 이상 누수는 없다. 상수도 본부에 전화하여 누수 사진과 수리 후 사진을 보냈다. 누수 전 평균 사용량을 계산하여 2개월분을 평균사용량 요금으로 감면해 준다고 했다.


  누수가 조금씩 되고 있었으나 24시간 31일 동안 물이 새면 평소 쓰던 양의 3~4배가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제주 중산간에는 샘물이 솟아나는 곳이 드물다. 해안에는 용천수라고 하는 샘물이 솟는 곳이 많다. 해발 200 고지 이상 중산간에는 아주 드물다. 선흘리에 우진제비 오름이 있다. 말굽형 분화구 중심부에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 샘물이 나고 있다. 이 샘물은 제법 큰 연못으로 흘러든다. 저수량이 상당하다. 곳에 물이 솟는 샘은 그리 많은 물이 나지 않는다. 수도꼭지를 덜 잠가 조금씩 흐르는 정도이다.


  '밑 빠진 항아리에 물 붓기'속담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아무리 많은 물을 부어도 밑이 깨지거나 구멍이 뚫려 있으면 고이지 않고 빠져 버린다. 새는 항아리는 물이 필요할 때 쓸 수 없다. 작은 양을 채워도 새지 않는 그릇에 담아 모으면 의외로 많은 물이 된다.


 소비에 대한 절제가 없으면 많은 돈을 벌어도 소용없다.  더 많은 소비가 일어날 뿐이다. 복권 당첨자의 파산 이야기나 한 때 잘 나가던 유명인들이 파산한 얘기들은 흔하게 들린다. 


  푼돈 모아 언제 부자가 되나 하는 생각은 가난한 생각이다. 큰 것 한 방을 노리다 사기당하고, 투자에도 실패하게 된다. 조급한 마음은 치명적이다.


  밀물이 들어오면 썰물이 시작되고 밤이 지나면 아침이 온다. 삶의 주기는 일정하지 않으나 이치는 똑같다. 흔히 하는 착각은  나갈 때 계속 잘 될 줄 알고, 막히고 안 될 때 절망에 빠지는 것이다.


  극한의 절제와 노력 없이 종잣돈이 모여지지 않는다. 쓰고 싶은 데가 얼마나 많은가. 먹고 싶은 것, 입고 싶은 것, 취미, 여행 등 실시간으로 정신을 빼앗는 것들이 너무도 많다. 자신의 수입보다 지출이 많으면 빚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반대로 작은 돈이라도 절약한 것을 목표를 세워 꾸준히 모으면 종잣돈이 되고 이 돈으로 현명한 투자(어려운 일이지만 길은 있다  - 계속 배우고 실천해야 하는 이유다.)를 하면 눈덩이처럼 돈이 될 수 있다.


 "버는 것보다 쓰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하는 말은 여전히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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