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보고프면 바람이 분다

by 물길

봄바람엔 봄 사람이 보고 싶고,

여름 바람엔 여름 사람이 보고 싶다


가을바람엔 떠나간 사람이 보고 싶고,

겨울바람엔 잊혀진 사람이 보고 싶다


태풍처럼 강한 바람이 올 때면

가슴 가득

준비되지 않은 사람이 보고 싶다


별 바람이 불면 울 엄마가,

달 바람이 불면 울 아버지가

보고 싶고


바닷바람이 불면 익지 않은 세월호 아가들이 보고 싶고,

육지 바람이 불면 이태원 사람들이 보고 싶다.


찬바람이 불면 세상 때문에 아파하는 사람들이 보고 싶고


애타는 바람이 불면 사람 향기가 그립고

가슴 잃은 사람들이 보고파진다


긴 인연의 기다림으로

서럽고도 아쉬운 하얀 바람이


가슴 시리게도

고개 넘어 찾아든다.

DSC_8523.JPG

[보고프면 바람이 분다(새별 오름)]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