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말
세월은 참으로 멈추질 않는다. 시간이 멈추면 나의 생명도 멈출 것 같아서 차라리 세월이 흘러갔으면 하면서, 여태껏 세월이 멈추지 않은 것을 나무라 왔다. 언젠가는 세월이 멈추어 모든 것을 정리 해 줄 텐데, 나의 욕심만을 알겨냈다. 그래, 세월이 멈춘다는 것은 인생함수 Life(t)=f(t)에서 시간 (t)=0 가 대입이 될 경우 Life(t)=0 이 되어 세상이 정지하게 된다.
글을 쓴다는 것은 나의 삶에 숙제와 같아, 잘하고 싶은데, 머리와 마음이 말을 듣지 않아 많은 한숨을 쉬어 왔다. 이제는 Life(t)=0이 되기 전에 써 두었던 글들을 꿰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예전 대학교에 몸담고 있을 때는 글을 쓴다는 것이 의무로 느껴졌는데, 이제는 해결하지 못하는 어려운 숙제로 다가 왔다.
제 1 수필집 “그리움은 기다림 없이 결코 눈물 맺지 않는다”에서는 삶이란 무엇인가 하는 명제에 대하여 “엄마”,“기다림”, 그리고 “그리움”이 마음에 녹아 필수적인 인간성-사람냄새-에 대한 넓은 사랑의 이야기를 표현하였다면, 이제 제 2 수필집 “기다림은 그 자체로서도 용서를 대신 한다” 에서는 살아가는 방법과 내가 지켜야 할 사랑에 대하여 정리하고자 하였다.
여전히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바탕에 두고, 삶에 대한 감사함과 내가 베풀 수 있는 것에 대하여, 삶은 “기다림이라는 것과 아쉬움을 주워 담는 것”이라고 정의를 내리게 되었다.
또한, 아쉬움이 큰 후회로 남지 않기를 자신을 다스리는 방법도 찾아보기로 했다.
글은 마음이 시키는 대로 손이 움직이는 것이라 했다. 그런데 세월이 감에 따라 마음까지도 낡아가는 안타까움이 따라 왔다. 마음은 나를 움직이는 엔진인데 아마도 싱싱한 연료를 끊임없이 갖다 부어야겠다고 생각 한다. 그러려면 젊어 있어야 하며, 결국은 자신을 이기는 일 만이 모든 것을 원래 자리로 되돌릴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제는 이런 일들을 숙제로 남길 것이 아니라, 다시 임무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것,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지는 대해서는 굳이 언급하고 싶지는 않다. 왜냐하면, 모두들 자신을 잘 알고, 잘 다스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각이 멈추지 않게 항상 필기구를 가지고 살아야 할 것 같다. 잘 살기 위해서도 아니고, 사람 냄새 나게 주위에 나를 심어야 할 것 같다.
이처럼 제 2 수필집을 꿰맬 수 있는 나 자신에게도 심심한 감사를 표한다.
또한, 주위의 모든 생명에게도 한없는 감사함을 마음에 새겨 바치고 싶다.
2025년 2월
물길 김 종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