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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색무취 Jul 22. 2022

직장에서 쓰러지는 사람들

불행은 예고 없이 찾아올 수 있다


     운동을 매일의 생활 습관으로 정착시키는 데에는 강한 동기가 필요하다. 예전같지 않은 자신의 몸에 대한 자각으로 일찍 시작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충격 요법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12월 크리스마스 연휴가 끝나고 새해가 되면 늘 그렇듯이 헬스장은 사람들로 넘쳐나는데, 이 중 상당수는 주치의로부터 이대로 살다가는 오래 못 간다는 준 시한부 선고를 받고 오거나 주변의 누군가가 쓰러지든지 사망하여 경각심을 갖고 운동을 시작한 사람들이다.

     미국은 비만 인구가 많은 나라다. 따라서 심혈관계 질환 발병률이 대단히 높다. 넓은 땅과 불편하고 위험한 대중교통으로 인해 자가용이 없이는 생활이 되지 않으므로 기본적으로 걷기에 의한 활동량이 적다. 여기에다 간편히 먹을 수 있는 패스트푸드와 가공 음식의 종류가 매우 많아 의식적으로 원재료 중심의 식사를 하지 않는 한 칼로리 섭취량이 많다. 한국 또한 식습관이 서구화되면서 갈수록 비만 인구가 늘어나고 있으며 마찬가지로 심혈관 질환의 증가가 계속되고 있다.

     회사를 다니다 보면 거의 매년 생각보다 젊은 나이에 사망하거나 병원 신세를 지는 사람들을 보게 되는데,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사례 1) P 씨는 우리 팀과 협업하는 옆 부서의 매니저급 엔지니어였다. 과체중 상태였으며 패스트푸드를 즐겨 먹었다. 2018년 겨울 즈음으로 기억한다. 그는 크리스마스 연휴 중 심장 문제로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 갔고 두 달 가까이 회사를 쉬었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으나 후유증으로 인해 이후 제대로 걷지 못하고 전동차와 지팡이에 의존하였다. 불행 중 다행으로 그는 젊은 매니저급 인력이었으므로 그 해 있었던 Layoff 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지만 점차 조직에서의 역할이 축소되었다.


(똑바로 두 다리로 걸을 수 있다는 것은 큰 복이다.  출처: https://www.eduyonhap.com/news/view.php?no=1987)


사례 2) N 씨는 우리 팀 소속이었다. 겉 보기에는 관리를 잘 한 표준 체형이었으나 커피를 입에 달고 살았고 고객 및 상부 매니지먼트를 상대하다 보니 스트레스에 많이 시달렸다. 해외 출장 도중 한 번 의식을 잃고 쓰러진 일이 있었고 병원에서 집중 관리 및 약물 치료를 받았다. 이후 증상이 호전된 듯 보였으나 다음 해 여행 중 안타깝게도 심정지로 사망하였다. 감정을 여간해서는 잘 드러내지 않는 미국 직장 내에서 그의 사망 비보를 듣고 여러 사람이 눈물을 보였을 만큼 조직의 정신적 기둥과도 같은 사람이었기에 안타까움이 컸다.

사례 3) J 씨는 몇 년간 우리 팀에 있었으며 싱글맘으로 육아와 직장을 병행하였다. 풀타임 육아와 직장을 소화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건강에 소홀하게 되었고 과체중 상태가 되었다.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였으나, 출장 복귀 다음날 뇌졸중으로 갑자기 쓰러져 3주간 병원 치료를 받았다. 이전 N 씨의 사례에서 큰 충격을 받았던 디렉터는 이 일이 있고 난 다음부터 J 씨를 절대로 출장을 보내지 않았고, 이후 주 출장 인원은 나와 내 매니저 2명으로 고정되었다.

     위의 사례를 보면 심혈관계 질환 발병의 주된 원인은 스트레스와 비만인 것으로 추측되며, 예기치 못한 시점에 찾아온다는 것이 무서운 점이다. 비록 외부 원인에 의한 스트레스는 통제가 어려울지라도 이를 받아들이는 마음을 단련하거나 운동을 통해 체감되는 스트레스를 어느 정도 약화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비만은 식습관의 관리와 운동으로 통제하는 것이 가능하기에 꾸준히 노력한다면 심혈관계 발병률을 낮출 수 있다. 민간 회사에서 오래도록 살아 남은 매니저급은 대체로 몸 관리를 잘 하여 과체중인 사람이 적으며 이를 위해 점심 식사로 가볍게 샐러드를 먹거나 꾸준히 운동을 하는 공통점이 있었다.
 
     누구나 경제적 자유와 은퇴 뒤의 안락한 삶을 꿈꾸지만 이러한 삶의 혜택은 어디까지나 그 때까지 건강을 유지한 사람들에 한해서이다. 아직 운동을 시작하거나 꾸준히 실행하기가 힘들다면, 위의 사례들을 통해 약간의 경각심을 갖고 동기 부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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