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병원은 모르는데 제가 다니는 정신건강의학과는 4주 치 약처방이 최대치예요. 약이 잘 맞고, 별다른 부작용이 없는지 의사 선생님이 확신이 서면 4주치씩 처방을 해 주십니다.
전 이번엔 6주 차 때부터 4주 치 약을 준다고 하셨는데 제가 첫째랑 병원진료일을 맞추려고 15일 치만 부탁드려서 전 9주 차 때부터 4주치씩 처방받고 있습니다.
오늘 병가조퇴를 내고, 첫째 딸과 병원에서 만났습니다.
둘이 같이 들어가지는 않아요. 딸이 의사 선생님에게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수 있으니까요.
제가 먼저 진료를 봤습니다. 어떠시냐는 질문에 잘 지내고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업무도, 일상도 편하게, 예전처럼 유쾌하게 지낸다고 말씀드렸어요.
잠은요라고 물어보셔서 한 8시간 정도 잔다고 했더니 딱 좋네요라고 답하셨습니다.
그리고 약 처방은 동일.
말티정 7.5mg
아티반정 0.5mg
파마파록세틴정 30mg
작년엔 잘 지낸다고 했는데 그대로 약을 처방해 줘서 의아했어요. 살짝 실망도 했고요.
그러나 지금은 네 씩씩하게 답하고 나왔습니다. 이제는 마음이 바뀌었기 때문이에요. 다시 경험해도 여전히 너무 감당하기 힘들었던 우울증이기에 제 입으로 먼저 약은 언제 줄이나요 라거나, 단약은 언제쯤 가능할까요라고 묻지 않을 겁니다.
사실 퇴직할 때까지 먹어야 한다 해도 뇌 영양제다 생각하고 먹으려 생각하고 있습니다.
엄마로, 아내로, 교사로, 딸로, 그리고 제 자신으로 편하고 여유롭게, 행복하게 살고 싶거든요.
진료비는 6,200원, 그리고 4주 치 약값은 12,100원 나왔습니다. 동네의원이라 저렴한 것 같아요.
이제 다시 4주 후 가면 2025년도 마무리되네요. 일 년 중 우울증 약을 안 먹은 기간이 4개월, 나머지 8개월은 약을 먹었고 먹고 있습니다. 8월 중순부터 10월 초순까지 두 달 정도 경증우울증을 겪으며 출근하느라 힘들었지만 지금은 잘 회복되어 평안하게 일하고, 일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혹시나 다시 또 올지도 모를 우울증을 걱정하기보다는 오늘을 감사히, 행복하게 사랑하며 사랑받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부디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의 마음이 안녕하시기를, 우울증 약을 복용하고 계시다면 약효가 있어 매주 꾸준히 회복되시기를 그래서 우리 모두 함께 2026년을 두려운 마음이 아니라 기대감, 평안함으로 맞이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