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하는 여행에서의 외로움은 기꺼이 감당해야 할 무한 자유의 반대급부라고 늘 생각해왔지만, 링로드를 따라 북부로 향할수록 짙어지는 외로움은 이곳의 삭막한 아름다움과 닮아 있기에 매 순간 더욱 가슴 저리는 아련함으로 깊이 새겨졌다.
그 압도적이고 절대적인 감정들은 나를 짓눌러 굴복시키고 지배했다. 이 낯선 지구에 오롯이 감동하기 위해서는 철저하게 더 외로워져야 할 것만 같았고, 그것이 이 경이로운 행성을 여행하는 여행자의 의무인 것만 같았다. 나의 여행이 점점 더 세상과 단절된 북부지역으로 가까워질 때엔, 그 생각들이 꽤나 위험하게 느껴질 즈음이었다.
얼마나 걸었을까?
잠시 멈춰 턱 끝까지 오른 숨을 고르며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살피자, 사방으로 펼쳐진 비현실적인 광경이 사치스러울 정도로 황홀하게 느껴진다.
이 낯선 지구에 나 홀로 존재하는 듯한 착각으로 공포감마저 느껴지려 할 때, 저 멀리 다른 한 무리의 탐험자들을 발견한다. 나는 그들을 향해 거친 숨을 몰아 쉬며 지친 발걸음을 재촉한다.
- Svínafellsjökull, Icel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