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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街とその不確かな壁> '거리과

벽이란 무엇인가

by 백기행 Jul 26.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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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街とその不確かな壁> '거리과 그 불확실한 벽'을 완독했습니다.


읽는 동안 너무나 즐거웠고 행복했습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습니다.


#1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世界の終りとハードボイルド・ワンダーランド)


80년대 문예지에 기고했던 <거리와 그 불확실한 벽>을 바탕으로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중 '세계의 끝' 파트가 탄생했습니다.


 '세계의 끝' 파트는 일각수가 살고있는 '벽'에 둘러싸인 마을(세계의 끝)에 들어가게 된 '나(僕)'가, '마을'의 수수께끼와 '마을'이 생겨난 이유를 풀어나가는 이야기입니다.


도서관에서 '꿈읽기'라는 일을 하게된 '나'의 업무는 일각수의 두개골에서 오랜 꿈을 해독해내는 것입니다. 한 편, '나'는 '그림자'의 의뢰로 거리의 지도를 만드는 작업을 계속하고 도서관의 소녀나 발전소의 관리인 등과의 대화 속에서 '마을'의 수수께끼에 점차 다가갑니다.


'세계의 끝' 을 읽어야 <거리와 그 불확실한 벽>의 세계가 완성됩니다.


'세상의 끝'에서는 다소 난해했던 '꿈읽기'가 보다 알기 쉬운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여전히 그 행위를 왜 하는지는 미스터리로 남아있습니다.


#2 일상과 비일상, 이쪽과 저쪽


하루키의 소설은 일상과 비일상의 경계가 모호하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태엽감는 새>, <1Q84>, <양을 쫓는 모험>, <댄스 댄스 댄스> 등을 생각해봐도 오컬트적인 요소가 등장하며 이쪽과 저쪽 그리고 꿈과 현실, 삶과 죽음이 등장합니다.


'거리'는 실제로 지금 내가 있는 곳이 아닌 또 다른 장소입니다. 거리는 자아 속 무의식이 될 수도 있고(소설 속에서 프로이드의 이론이 언급됨), 이세계물처럼 또 다른 평행우주 같기도 합니다. 또는 사후세계 같은 영적인 공간의 느낌도 있습니다.


현재의 삶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거리일 것이고, 그곳에서는 자신의 의지가 아닌 다른 자신이 존재하고 있는 장소라고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거리는 결국 불확실성으로 가득 찬 의미의 장소입니다.

결국 무의식 속에 존재하고 있는 정신적인 영역일 것입니라는게 제 추측입니다.


#3 벽


벽은 여러 소설과 영화에서 사용되는 장치입니다. '20세기 소년' 이라는 만화가 생각납니다. '20세기 소년'의 경우 벽이 있고 그 벽 안에는 쇼와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가상의 세계가 구성되어있습니다. 벽 안의 사람들은 무엇이 진실인지 모르고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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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에도 벽을 언급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열차밖으로 나가는 것이 중요한데 열차의 문 자체가 벽이 되는 것입니다.


'이게 너무 오랫동안 닫혀있어서

벽인줄 알고 있지만. 사실은 문이야.'

- 영화 <설국열차> 송강호의 대사


#4 진실 그리고 이야기


「真実というのはひとつの定まった静止の中にではなく、 不断の移行 = 移動する相の中にある。 それが 物語というものの神髄ではあるまいか。」


진실이라고 하는 것은 하나의 정해진 것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부단한 이행 = 이동하는 것 안에 있다. 그것이 이야기라는 것의 정수가 아닐까?


#5 매트릭스에서 너 자신을 구원하라


진실을 가리고 있는 벽이 세워져 있는 세상에서 우리는 안주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는 이 소설을 읽고 나의 벽은 무엇인지 나의 거리는 어디인지 곰곰히 생각해봤습니다.


결국 벽이라는 것은 문과 마찬가지 이기 때문에 특정한 사고와 사상만 고집하지 말고 유연하게 생각하고,

다른 사람(정치, 언론, 인터넷 나아가 국가)이 보여주는 허상에 속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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