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ntasma 구십 여섯 번째 이야기, 눈물
이 년 전 이날, 믿기 싫은 일이 일어났다. 그 일은 한동안 나를 절망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을 정도로 충격이었다. 사람이 밉고 무서웠다. 분노감과 배신감이 머릿속에 소용돌이쳤다. 그러나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멍하니 초점 없는 눈으로 바다를 보며 눈물만 흘렸다. 하늘에서는 비가 내렸다. 그리고 오늘도 비가 내린다.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다시금 그 기억이 떠오른다. 호의를 악으로 갚은 너를 용서하려고 무던히도 노력했는데, 쉽지 않았다. 내리는 비가 나를 다시 아프게 만든다. 비가 나의 눈물이 되어 우산에 맺혀 흐른다. 좀 더 시간이 흐르면 나는 너를 용서할 수 있을까. 6월 17일을 끔찍한 날로 만들었던 너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