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Fantasma

Fantasma 137번째 이야기, 눈

by 석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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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얼굴에 대한 칭찬보다 눈에 대한 칭찬을 듣는 게 더 좋다. 섬에서 지냈던 시기에 유독 눈에 대한 칭찬을 많이 들었다. 아이처럼 맑고 순수해 보인다고 했던 사람도 있었고, 경계심을 해제시키는 눈빛이다, 호수처럼 깊다, 밤하늘의 별만큼이나 반짝거린다는 얘기 등등. 단면적인 얼굴에 대한 칭찬보다 눈에 대한 칭찬이 더 좋은 건 이렇게나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들과 눈을 맞추며 이야기 나누었던 순간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친다. 그리고 네 눈을 바라볼 때 가장 신이 났던 나의 두 눈도 생각난다. 너의 두 눈은 자석처럼 나를 끌어당겼다.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붙잡으며 바라보았던 너는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모른다. 그러나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도 잠시였다. 서로 다른 방향으로 눈빛이 엇갈렸다. 서로가 인연이 아님을 짧은 눈빛으로도 직감했던 거다. 그래도 우리의 눈은 멈출 줄 몰랐다. 또 다른 인연을 찾을 때까지 절대 멈춤은 없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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