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의 시급 체계는 어디서부터 잘못되었을까

오늘도 편의점에 있습니다 - 제19화

by 석류


어느 일터든 책임감 없는 사람들은 마음대로 잠수를 타고 일을 나오지 않거나, 임박해서 일을 나가지 못하겠다고 연락을 하곤 한다. 편의점은 그런 아르바이트생이 다른 일터보다 높은 확률로 더 많이 존재하는 곳이다.



편의점에 유독 책임감 없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봤다. 생각 끝에 나온 결론은 두서없는 시급 체계 때문이라는 것. 2021년 기준으로 시간당 최저시급은 8,720원이다. 그러나 8,720원을 고스란히 지급하는 편의점은 전국에 얼마나 있을까.



최저임금은 말 그대로 최저임금이다. 최소한의 임금 가이드라인이란 뜻이다. 그러나 사업주들은 이 글자를 제대로 오독하고 있는 듯하다. ‘최저’를 ‘최고’로 생각하고 항상 아르바이트생에게 시급을 후려쳐서 준다. 요즘처럼 일자리를 구하기 힘든 시기에는 최저도 주지 않으면서, 고용을 한다는 것 자체로 자신이 성인군자라도 되는 것 마냥 군다.



2020년, 나는 P동의 편의점에서는 8,000원을 받았고, S동의 편의점에서는 6,500원을 받았다. 그리고 현재 일하고 있는 E동의 편의점이라고 해서 별반 다르지 않다. 6,500원의 임금을 받으며 나는 내 노동력을 착취당하고 있다. 달력의 날짜는 바뀌어 2021년도 반이나 지나갔는데, 여전히 내 임금은 2017년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게 슬프다. 처음 일하던 2017년은 5,500원의 임금이었다. 2015년의 최저임금이 5,580원인 것을 생각하면 거의 오르지 않은 셈이다.



낮은 임금을 받으면서 생계를 유지하기란 어렵기 때문에 나는 투 잡을 뛰거나 하루에 열 시간 이상의 노동을 해야만 했다. 그나마 E동이 옆동네기에 걸어서 다닐 수 있어서 교통비를 아낄 수 있어서 천만다행이었다. 지금 이 순간도 누군가는 후려친 임금을 받으며 일하고 있을 것이고, 나도 그런 일상을 앞으로도 어쩔 수 없이 보내야 할 것이다.



편의점의 시급 체계는 비단 사업주 개인만의 문제는 아니다. 무분별하게 점포 간의 거리를 계산하지도 않고, 계속 새 점포를 만들어내는 본사의 사업 정책이 가장 큰 문제다. 그렇다고 해서 최저를 주지 않는 사업주를 옹호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지켜지지 않는 허울뿐인 최저임금으로 인해 결국 가장 큰 손해는 소비자에게 돌아온다. 최저보다 못한 임금으로 최저만큼 열심히 일하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테니까. 서비스업의 특성상 친절도도 낮아짐은 분명하고. 최저가 아까운 세상이 아닌, 당연히 지급되어야 할 세상은 언제쯤 올까. 노동자의 당연한 권리가 존중받는 사회가 오기는 오는 걸까. 나는 카운터를 소독하며 오늘도 낮게 한숨을 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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