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ntasma 오십 아홉 번째 이야기, 명절
어릴 때는 그저 명절이 좋았다. 학교도 안 가고, 맛있는 음식들을 실컷 먹을 수 있고, 용돈을 주는 손길들도 가득했기에. 그러나 한 살 두 살 나이를 먹어가면서 명절은 더 이상 즐거운 날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부담감으로 작용했다. 오랜만에 만나 안부를 묻는 목소리들의 뒤에는 보이지 않는 비교와 잔소리가 가득했고, 이제 용돈을 받기엔 눈치가 보일 정도로 부쩍 자라 버린 내 나이는 명절이라는 이름을 피해 다니기 급급했다. 나이만 어른이고 속은 아이인 내게 다시 명절이 따뜻한 날이 되기는 참 어렵겠지. 안타깝다. 수많은 어른 아이들의 일 년 중 가장 슬픈 날이 명절이 되어버린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