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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나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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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ar away from Jun 01. 2023

달팽이

나만 비 오는 날을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없는 듯 숨어있던 네가 모습을 드러내는 비 오는 날


비가 그친 줄 모르고 멀리까지 나왔다가

뜨거운 햇살에 집속에 몸을 숨기면 될 줄 알고

집속에서 잔뜩 말라버린 놈

인도에서 밟혀 보도블록에 무늬가 되어버린 놈

그쪽으로 가면 상추밭이 있는 줄 알았을까?

긴긴 도로로 진득한 액 남기며 기어가는 놈..


나는 어떤 놈일까?

비가 오는 걸 좋아하는 날 닮은 여럿 친구들의 모습을

묵묵히 지켜보는 나..


그러다가 그새 멀어져 버린 일행을 따라

종종걸음으로 내달리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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