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아득해지다
삼대캠핑때 전곡리 유적지를 다녀온 이후로 민재는 역사, 유물, 뼈나 유적에 대해 관심이 많아졌다.
그 이후에 도서관에서 빌려온 '인류'라는 책을 항상 가슴에 끼고 다니던 민재가 봄날을 느끼고자 놀러간 콘도에서 궁금한듯 나에게 묻는다.
'아빠, 하늘나라 가면 이 책에 나오는 것처럼 뼈가 돼?'
'응.. 민재야. 사람이 하늘나라 가면 살이나 근육은 다 썩어서 없어지고 뼈는 잘 썩지 않아 뼈가 되지.'
'그럼 외할머니도 지금 뼈만 있어?'
단도직입적인 질문에 적잖이 놀라며 대답했다.
'응.. 외할머니는 하늘나라 가셨으니까 뼈만 있지.'
'그래? 뼈는 영원히 남아?'
'아니.. 뼈도 언젠간 없어지지.. 책에서 발견되는 오래된 뼈들은 조건이 좋아서 운좋게 남은것들이지..'
'그럼 뼈도 없어지면.. 다 없어지는거야?'
민재의 질문은 왜 내 마음을 후벼파서 또 울게 만드는걸까? 피해보려 해도 근원적인 질문은 피해갈 수가 없다.
'민재야. 사람은 몸이 사라지고 뼈가 사라져도 영혼이 남아서 하늘나라 가기 때문에 없어지는게 아니야..지금처럼 민재가 아빠 사랑하고 아빠가 민재 사랑하는 마음은 영혼속에 품어서 영원히 없어지지 않는거야 민재야...'
진실이라기보다는 내 바램을 담아 대답해준다. 민재와 헤어진다는것은 내 육신과 정신이 사라지는 것보다 지금의 내게 가장 끔찍한 일이다.
'아빠. 아빠가 100살되면 민재도 어른이 되지~'
'그럼~민재야. 민재도 어른이 되지.'
'자동차 운전도 할 수 있고 막 그래?'
'그럼~ 민재는 아빠보다 더 잘 할수 있을껄?'
'아빠도 100살 넘으면 뼈가 돼?'
또.. 생각하고 싶지 않은 주제이다. 어릴적에는 나의 죽음이 막연히 두려웠는데 이제는 나의 죽음으로 인한 민재와의 헤어짐이 더 두렵다.
'응.. 아빠도 나중에는 뼈가 되지.'
나의 대답에 민재는 나의 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이 이렇게 말한다.
'아빠. 아빠가 뼈되서 하늘나라 갈때 민재도 같이가자. 아빠옆에 민재도 뼈되고, 민셔랑 엄마도 손잡고 같이 갈까?'
또다시 나의 이성은 훨훨 날아가고 눈시울이 붉어지며 나도 모르게 이런 목소리가 나온다.
'응?? 그.. 그러면 좋겠지만..'
고독끝에 만난 사람.
그 사람은 아이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나의 영혼을 보다듬어주는 동반자이자.
나의 아픔을 치유해주는 의사이자.
나의 몸과 마음을 정화해주는 청소부이자.
나의 길을 함께 가주는 친구이다.
훗날 작은 일에도 마음 상하여 서로 미워할수도 있고
마음이 안맞아 서로의 안위따윈 생각조차 않할수도 있지만.
사람이기 때문에 어쩔수 없는일.
단지 중요한것은 우리가 진심으로 사랑했고.
그 사랑으로 서로를 간절히 원하며 흘린
오늘의 눈물
그 눈물이 말해주는 너와 나의 사랑의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