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없이 깊이 잠겼던 깊은 가을날의 강추위에
서리가 내리고 온 땅이 얼어버렸다
끝날 것 같지 않게 내려갔던 기온에
굳게 가졌던 희망마저 사라질 즈음에
저 멀리 산등성이에 노란빛이 떠오른다
거짓말처럼 꽁꽁 얼었던 땅이 녹고
서리가 걷히며 온몸에 피가 돈다
햇살은 겨울에도 따뜻하구나
행성에게 항성이란 여름이나 겨울이나 따뜻한 존재인 것을..
우린 누군가 힘없이 작고 가엾은 존재들에게 항성 인적이 있었던가?
인간이란 핑계로
상황적인 핑계로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삶을 반복하였다
아직 단풍조차 다 들지 않은 초중반의 가을
날씨는 무언가를 채찍질하듯이 겨울을 재촉하고
태양은 이를 달래는 듯 지나치게 따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