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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ff the record Oct 22. 2023

눈이 계속 감기는 나날들

조명을 사도 일상을 보는 관점이 어두워질 때






코로나 19 시절

전 세계를 강타한 넷플릭스나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한 트로트보다


나를 더 빠져들게 했던 건

'오늘의 집'이었다.



처음에는 그저 그 콘텐츠를 보는 것만으로도

좋았다가

전 국민의 인테리어가

'미드 센추리 모던'으로 흘러가면서

혹은

네 집 내 집 다 비슷비슷해지는 것을 보고 경악했다.

제2의 노스페이스 패딩인가?



그렇게

'오늘의 집'에 있는

아이템은 결단코 사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하지만

나라고 무슨 용 빼는 재주가 있겠나... 한국인인데!

그 천편일률성이 주는 쇼핑 리뷰의 편리함에 빠져들었다.

바로 '조명, 스탠드'를 사기 위해서!


하지만 그렇다고

쉽사리 결제 버튼이 눌러지지는 않았다.

고르고 고르다 눈이 감겨 아침을 맞이하기도 했다!





 

문득 이런

내 '눈-Eye'이 문제는 아닐까 싶었다.


장난 반

진심 반으로

내 의식의 흐름은 괴상한 걸 검색하기에 이른다.





눈 램프-Eye Lamp






https://www.1stdibs.com/furniture/lighting/floor-lamps/rare-loeile-floor-lamp-nicola-l/id-f_11963001






아니 이게

진짜 있을 일이야?




자세를 바로 하고 이 눈 모양의 조명을

그리고

작가를 찬찬히 살펴봤다.



눈 모양 램프의 작가인

니콜라 L은



팝아트 시대로 대변되는

앤디 워홀(Andy Warhol)이나

로이 리히텐슈타인(Roy Lichtenstein)이

활동하던 시절의 여성 작가였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팝아트 시절에 활동하거나 유명했던

작가들이 모두 남자 작가란 게 떠올랐다.







https://www.huffpost.com/entry/nicola-l-art-sculpture-center_n_59bff595e4b06f9bf04860a1
https://www.huffpost.com/entry/nicola-l-art-sculpture-center_n_59bff595e4b06f9bf04860a1






처음 보는 작품들이 대부분이었지만,

그녀만의 팝아트 특유의 키치함이 재밌게 다가와서 좋았다.


그리고

사람의 옆모습을 한 책장은

비슷한 여러 일러스트레이션의 모티브가 된 걸

본 것 같아서 반가웠다.


몰랐던 원조를 만난 기분이었달까?






https://www.huffpost.com/entry/nicola-l-art-sculpture-center_n_59bff595e4b06f9bf04860a1
https://www.huffpost.com/entry/nicola-l-art-sculpture-center_n_59bff595e4b06f9bf04860a1






남과 다른 것을 사고 싶다는

이런 강박은...


(관종)보여주기 위한 걸까?

나를 위한 걸까?

디자인 전공자의 아집일까?




스스로 이런 질문을 던지게 됐다.

아닌 척했지만

나에게도

관종끼가 있는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정말 필요하고

안전하고

쓰기 편하고

적당한 리뷰가 있는

그런 조명을 '오늘의 집'에서 선택했다.


이번엔 고르다 잠들지도 않았고

고르고 사는데 채 10분도 걸리지 않았다.






https://www.1stdibs.com/furniture/lighting/floor-lamps/rare-loeile-floor-lamp-nicola-l/id-f_11963001





관점이나 시선은

비전-Vision이 되기도 한다.





보여지는 삶을 목적으로 했다면

개성을 추구하는 게 맞다.


하지만

그 개성 안에서도 공통점은 있을 수 있고

내가 좋아하는 걸 남이 좋아하면

동질감을 느끼며

있는 그대로 기뻐할 줄도 알아야 한다.


그렇지 못하다면

이기적인 관종끼가 있음을 인정하고

나를 직시해야 한다.



눈 모양 램프는

그렇게

나를 직시하게 만들어 줬다.







https://www.1stdibs.com/furniture/lighting/floor-lamps/rare-loeile-floor-lamp-nicola-l/id-f_11963001



제목    :   아이 램프

               The Eye Lamp

작가    :   니콜라. 엘

                Nicola L. (1937-2018)

소장처 :   edition of 50 no. and signed -1969

                edition of 25 no. and signed -2000

                https://www.nicolal.com/

연도    :   1969년

재료    :   메탈 & 플라스틱 폴리크












물론...

가끔은 회피하고 싶을 것 같다.


어떻게 매번

스스로를 정죄하면 살겠나?

이 복잡한 세상 가끔은 관종도 될 수 있겠지...


그래서

미드 센추리 모던이 유행인 지금

저 램프는 리바이벌이 되지 못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사람은

지나친 직언과

맑은 눈의 광인이 무서운 법이니깐


마키아 벨리가 군주론을 쓰고도

그런 군주를 만나지 못한 것처럼!






그래도

가끔 세상을 꼬아 보게 되는 일들을 겪을 때면

저 눈과 마주하고 싶긴 하다.


아무 말 없는

잔소리가 필요할 때가 있다.


아무도 어른을 혼내진 않으니...

스스로 혼냄을 당하고 싶어질 때(?) 면

이제

이 눈을 보게 된다.





제대로

하고 있는거야?






https://www.1stdibs.com/furniture/lighting/floor-lamps/rare-loeile-floor-lamp-nicola-l/id-f_11963001



제목    :   아이 램프

               The Eye Lamp

작가    :   니콜라. 엘

                Nicola L. (1937-2018)

소장처 :   edition of 50 numbered and signed -1969

                edition of 25 numbered and signed -2000

                https://www.nicolal.com/functional.html

연도    :   1969년

재료    :   메탈 & 플라스틱 폴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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