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1 옷을 못 입는 나, 패알못

전신은 숲이다, 여백의 공포 and 삼투오 공식

by Off the record








Q. 1

from 옷을 못입는 나, 패알못


난 옷입기가 어렵다.
일단 뭐가 어울리는지도 모르겠고 괜찮은 것 같아서 입고 나가면 주변의 눈총을 받기 때문이다.

친구 말로는 살짝 튀고 좀 촌스럽단다. 나 같은 사람을 요즘엔 패알못(패션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한다던데.. 나같이 옷 못 입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아서 위안도 되지만 뭔가 무능한 것 같아서 괜히 의기소침해진다.

옷 잘 입는 친구가 도와줘도 봤는데..
자기 옷을 잘 입는다고 남을 잘 코디할 수 있는 건 아니더라. 그러자 친구가

“온라인의 힘을 빌려보자.”라고 했다.
인터넷 패션 카페 중에 옷 사진을 올리면 댓글로 옷 입기를 코치해주는 곳이 있다고 했다. 성격이 급한 나는 곧장 집으로 달려가서 해봤다.

"패알못 입니다. 옷 추천 좀.." 이렇게 말이다.
그러자 친절한 댓글러들(댓글 쓰는 사람들)은 친구의 말처럼 내게 실시간으로 코디를 제안해줬다. 옷을 입고 찍고 댓글 보고 다시 벗고 또 입는 걸 5~6번 정도 한 후 완성한 우리의 코디는 꽤 괜찮았다.
일일이 고맙다는 댓글을 남기고 나가려다 호기심에 다른 게시글들을 보게 됐다.
거의 대부분 데이트, 수련회, 결혼식, 여행, 돌잔치 등등 중요한 일 때문에 올린 사람이었다. 다음엔 왠지 특별할 때만 글을 올려야 할 것 같았다.

그래도 평상시에 눈총 받지 않게 옷을 잘 입고 싶은 마음은 여전하다.
혼자 하긴 좀 막막한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









A. 1

to ‘패션 시도자’


우선 ‘패션 시도자’도 댓글러들도 모두 멋지다고 말해주고 싶다. 자신의 부족한 면을 알고 있어도 실제로 도움을 청하고 고치려고 시도하는 사람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시도자 (試圖者 - 시험할 시, 그림 도, 사람 자 / Trier– 최선을 다하는 사람)
는 이루고자 하는 일을 위해 계획하고 그려낸 걸 실천하는 사람을 말한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옷을 잘 입기 위해선 약간의 연습이 필요하다. 연습할 방법은 세 단계다.

(전신 거울이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괜찮다)



1단계-관찰, 전신(몸)을 보는 눈을 가지자.

2단계-분류, 2단계-분류, 옷을 여백을 기준으로 분류하자.

3단계-활용, 전신(몸) + 옷의 색을 알아가기.



이 세 단계는 나의 전신(몸)과 가진 옷들을 알고 이해해야 자신에게 맞는 옷을 고를 눈을 기는 연습이다. 시작하기 전에 잠깐 시간을 내서 핸드폰 갤러리에 ‘패션시도자(Fashion Trier)’폴더를 만들자.



그리고

앞으로 저장될 사진들을 위해 무민의 글을 찍어서 폴더의 첫 사진으로 넣자.






내 인생에 들어온

여러분

모두 고마워요.


여러분

덕분에 내 인생은

진정 아름다워졌어요.



- 무민 파파의 모험 中 -


흰색 하마를 닮은 핀란드의 국민 캐릭터인 무민(Moomin)의 이야기 속 등장인물






1단계-관찰,

전신(몸)을 보는 눈을 가지자.


우리 대부분이 옷차림을 체크하는 방법은 옷을 입고 고개를 숙여서 스스로를 턱 아래부터 발끝까지 훑어보는 것이다. 그러니 키가 1M이건 2M이건 위아래가 눌린 상태의 전신을 본다. 혹은 화장실에 가서 상체만 보이는 거울 앞에 서서


“괜찮은데”

한다. 그리고 길다가 비친 자신의 전신을 보면


“저거 설마 나야?”

하고 놀란다. 옷을 사러 가선 길어 보이는 전신 거울을 보면


“그땐 잘 못 봤나 봐.”

하곤 옷을 사다 보니 전신(몸)을 제대로 보지 않고 계속 어울리지 않는 옷을 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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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모델은

3면이 거울인 곳에서 몇 시간씩 워킹을 연습한다. 이들처럼 나의 전신과 친해지자.


몸매가 드러나는 옷을 입고 핸드폰 타이머를 써서 전신의 4면(정면, 측면-45도, 옆면, 뒷면)을 찍고 ‘패션 시도자(Fashion Trier)’폴더에 저장하고 자주 보자.

(핸드폰을 식탁이나 책상 높이 정도에 90도로 세워서 찍는다)


이건 내가 내 몸을 보는

눈의 시점을 마치 나무가 아닌 숲을 보는 것처럼 시야를 넓히는 것이다. 이러다 보면 단순히 옷을 입을 때 정면만 보던 것에서 입체적으로 보며 옆면이나 뒤태도 체크해야 하게 된다.


잊지 말자,

사람의 몸은 입체적이다.







2단계-분류,

옷을 여백을 기준으로 분류하자.


우선 자주 입는 옷(신발, 가방 등) 10~30개 정도를 추려서


여백의 미(무늬 X, 장식 X, 총천연색 X, 유행 X, 기본 O)와

여백의 공포(무늬 O, 장식 O, 총천연색 O, 유행 O인 옷)로


나눠 찾고 각각 상하의 같은 아이템별로 분류한다. (무늬에는 줄무늬와 체크도 포함된다)



그리고

무조건 여백의 공포 아이템을 1개만 매치해서 바닥에 놓고 사진을 찍어 저장한다.

※시간이 있다면 계절별로 하면 더 좋다.

6-3 그림 1.jpg

아이템을 여백을 기준으로

분류하는 게 좀 이상할 텐데 이건, 패션 시도자들의 ‘여백의 공포’를 골라내기 위해서다.

친숙한 여백의 미와 옷에 국한해서 설명하면,


여백의 미는

그 방면을 잘 알수록 공간을 채우지 않고도 미를 끌어낼 수 있는 걸 말한다.

반대로

여백의 공포는

그 방면을 잘 모르니 빈 공간을 가득 메워야만 미(美)라고 여기는 것이다.


그래서 살짝 튀고 좀 촌스럽다는 평을 듣는 패션 시도자들은 온갖 무늬와 장식이 가득한 총 천연색의 유행 타는 옷을 많이 가지고 있다. 따로 보면 나쁘지 않은데 코디하면 눈총을 받게 된다.



그러니 패션시도자들은

옷 잘 입기를 레고 블록으로 삼각지붕 집을 짓는다고 생각하고 시도하면 좋겠다. 우석 집 벽을 올리려면 기본 사각 블록(여백의 미 아이템)이 여러개 필요하다. 그걸 차곡차곡 쌓을 줄 알게 되고 벽을 완성하면 그 보다 어려운 삼각 블록(여백의 공포 아이템이나 유행 아이템)으로 지붕을 올릴 요령이 생긴다.


지붕부터 만들거나 지붕재료로 벽을 만들려고 하지 말고 벽(기본)부터 잘 세우자!

뭐든 기본이 먼저다.







3단계-활용,

전신(몸) + 옷의 색을 알아가기.


우선 색을 적게 쓸데

생기는 장점을 알아야 하니 1단계와 2단계에서 찍어둔 사진을 모두 흑백으로 바꿔 보자.

(핸드폰 기능에 있다)





6-3 그림 2.jpg
6-3 그림 3.jpg

http://www.freeqration.com/image/사람-패션-남자-사진-빨강색-셔츠-photos-1671857





아마

컬러 사진일 때보다 좀 더 세련되게 느껴질 것이다.

바로 눈에 보이는 색이 흰색과 검은색 단 두 가지뿐이기 때문이다. 마치 흑백사진의 매력처럼 옷 입기에도 이렇게 쓰는 색을 적게 해서 매력을 주자는 것이다.



우선

몸의 색인 몸색을 알아보자.

색으로만 분류하면 우리 몸은 크게 피부색과 머리색이라는 2가지 주조색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피부색과 유사한 살색, 베이지색, 황토색과

머리색과 비슷한(한국인 기준) 검은색, 짙은 밤색, 남색(곤색), 짙은 회색으로 된 상하의를 매치했을 때 거의 모든 사람에게 잘 어울린다.


몸엔 2가지 보조색도 있다.

눈의 흰자위와 치아색과 비슷한 흰색, 아이보리와

건강한 아기 손톱색 같은 흰색에 가까운 연한 분홍색이다. 그래서 이 색도 우리 모두에게 잘 어울린다.



그럼,

옷(신발, 가방 등) 색은 몇 가지로 하면 좋을까?

정확한 공식은 없지만 보통 옷(신발, 가방 등)과 몸의 주조색 2가지를 합쳐서 스타일링한 색이 2~5가지일 때 가장 보기 좋다. 그러니 옷색은 3가지 이하로 코디해서 스타일링할 때 결과가 좋을 것이다.


재밌는 건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삼세판처럼

몸색+옷색이 크게 3가지일 때 가장 세련되어 보인다.

옷색이 아무리 촌스럽더라도 단색의 수트 한 벌, 발목 기장의 롱 원피스, 수영복이라면 시선을 사로잡고 만다.


몸색 + 옷색 = 3~5 색인

삼투오(3to5) 공식을 꼭 기억하자.


만약..

여백의 미 아이템이 거의 없는 2단계를 경험하고 충격에 빠졌다면, 몸색의 주조색과 보조색으로 된 기본 아이템만 쇼핑리스트에 올리자. (기본 아이템들은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곳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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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영화 ‘곡성’의 대사처럼 “뭣이 중헌디”를 보자.


길에서 본 패알못에게 눈총 주는게 중요할까?

솔직히 안 중요하다.

이제 눈으로 총 쏘지 말자.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는다."

는 말처럼 무심결에 보낸 눈총이 어떤 이의 자존감을 갉아먹을 수 있다.



또한

안 좋은 건 안 겪을수록 좋다.

개성 표출로 맞는 눈총이라면 응원하겠지만 옷을 못 입어서 눈총까지 맞아야 한다면

자존감을 위해서 삼투오(3to5) 공식을 꼭 시도해보자.


옷은 자존감은 지지대이다.

그 지지대를 눈총을 튕겨낼 방탄조끼처럼 써보자.


중요한 건

스스로를 위해 계획하고

그려낸 걸 실천해서 아름다운 삶을 위한 시도자(試圖者)가 되는 것이다.






이봐,


해봤어?



- 故 정주영 회장님 (현대) -










'자존감 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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