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에 빨간약 바르듯 마음에도 소독과 회복의 기다림이 필요해요
어릴 적 길에서나 놀이터에서나 자주 넘어지는 아이였다.
무릎이 땅바닥에 닿고 쓸려 살갗이 까진다. 심할 경우 피가 나고 아픔을 느낀다. 아픔과 동시에 빨간 피를 보면 무서워서 눈물을 흘린다. 보호자인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집으로 귀가한다. 부모님은 우선 상처 부위가 더 오염되지 않도록 물로 씻겨내도록 시키거나 또는 흔히 부르는 ‘빨간약’으로 다친 부위를 바로 소독한다. 그리고 약이 어느 정도 마르면 (경우에 따라) 마데카솔이나 후시딘을 바르고 반창고를 붙인다.
이렇게 처치를 해주고 나면 서서히 시간이 흐르면서 상처는 회복된다. 피가 났던 부분이 딱딱하게 굳어 딱지가 생기고, 연고를 잘 챙겨 발라주면서 반창고도 교체하면서 딱지를 뜯지 않은 채 시간을 보내다 보면 나도 모르는 새에 딱지가 떨어져 나간다. 딱지를 일부러 손으로 뜯어 떼어내면 시기에 따라 피가 날 수도 있고 흉터가 더 오래 남을 수 있기에 손대지 말라고들 한다. 이렇게 상처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회복이 되고 흉터도 점점 희미해져 간다.
상처는 몸에 나건 마음에 나건 똑같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에게 상처를 받아 마음이 다치면 심적으로 힘들다는 것을 느낀다. 그 상처에 아파하고 힘들다는 표현을 한다. 마음의 상처를 회복시키기 위해 각자의 방식 각자의 속도로 노력한다. 술을 마시기도 맛있는 음식을 먹기도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기도 즐거운 영화를 보기도 한다. 일기를 쓰기도 하고 펑펑 울면서 답답한 속을 털어내기도 한다. 마음에 빨간약을 발라 소독을 하고 연고를 바르고 반창고를 붙이는 거다. 이 때도 마찬가지다. 회복이 필요한 적정시기를 기다리지 못하고 억지로 딱지를 뗀다면 갑자기 피가 날 수도 있고 더 깊은 흉터가 생길 수도 있다. 상처받은 마음이 완전히 회복되기는커녕 잘못하다간 트라우마로 남을 수도 있다는 거다.
우리가 받은 상처의 흉터가 진하게 남지 않도록 완전한 회복을 위해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게 무릎이든 마음이든.
상처가 치유되는 과정의 모양은 동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