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문득, 작가 김종원 님의 문장이 마음에 내려앉았습니다. '당신을 아는 사람' 1,000명을 모을 수 있다는 이야기였죠. 내가 일방적으로 아는 사람이 아닌, 순수하게 나의 생각과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는 1,000명의 존재. 상상만으로도 벅찬 일이었습니다.
‘당신을 아는 사람’을 1,000명을 모을 수 있습니다. 한 번 더 말하지만, 그 1,000명은 ‘당신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 ‘당신을 아는 사람’이다.
<원래 어른이 이렇게 힘든 건가요>, 김종원 - 밀리의 서재
이 생각은 <와이어드> 창립자 케빈 켈리의 통찰과도 맞닿아 있었습니다. 그는 성공의 본질이 복잡하지 않다고 말합니다. 단지 1,000명의 사람을 지극히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것, 거기서부터 모든 것이 시작된다고요. 팀 페리스 역시 그의 저서 <타이탄의 도구들>에서 이 개념을 확장합니다. 진정한 팬 1,000명만 있다면, 우리는 어떤 창작 활동이든 펼쳐나갈 수 있다고 말이죠.
성공은 복잡할 필요가 없다. 그냥 1,000명의 사람을 지극히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것에서 시작하면 된다.
-케빈 켈리 <타이탄의 도구들>, 팀 페리스 - 밀리의 서재
1,000명의 팬. 이 숫자는 신인 작가가 첫 책을 인쇄하는 부수와 비슷합니다. 그들이 나의 책을 두 권씩만 사준다면 초판은 거뜬히 소화됩니다. 나의 강의를 열면 기꺼이 참여하고, 나의 콘텐츠를 망설임 없이 소비해 줄 1,000명의 지지자. 상상만으로도 든든한 기반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그 단단한 기반은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요? 저는 그 답이 '쓰기'에 있다고 믿습니다. 매일, 나만의 언어로, 나의 생각을 담아 쓰는 것. 인공지능의 세련된 문장을 빌리는 대신, 조금 투박하더라도 나의 고유한 경험을 녹여내는 것입니다.
세상에 나와 똑같은 삶을 산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나의 부모, 형제, 친구들조차 나와는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봅니다. 그렇기에 내가 매일 써 내려가는 글은 그 자체로 특별할 수밖에 없습니다.
많은 이들이 블로그 운영에서 '소통'을 강조하지만, 저는 그 에너지를 오롯이 '내용'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하루에 1,000명과 의무적인 댓글을 주고받는다고 해서 그들이 진정한 나의 팬이 되지는 않을 테니까요. 품앗이처럼 오간 공감은 글의 깊은 속살까지 가닿지 못하고 흩어질 뿐입니다.
대신 저는 글을 쓰지 않는 모든 순간에 글을 생각합니다. 독자에게 어떤 이야기가 도움이 될까 고민하며 평소라면 지나쳤을 책을 펼쳐 들고, 사소한 일상과 대화 속에서 글감을 건져 올립니다. 이런 시간들이 쌓여갈수록, 글은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한층 더 단단하고 객관적인 시선을 갖추게 됩니다.
그렇게 나의 하루가 농밀하게 채워질수록, 나의 글도 함께 성장합니다. 저만이 쓸 수 있는 그 글들이야말로, 진정으로 '나를 아는 사람' 1,000명을 불러 모으는 힘이 될 것입니다.
물론, 이 모든 여정에서 가장 중요한 첫 번째 팬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바로 '나 자신'이라는 사실을요. 오늘도 키보드 위에 손을 얹는 당신을, 가장 먼저 스스로가 응원해주어야 합니다.
이를테면 당신의 SNS에 매일 직접 쓴 글을 올린다면, 그 글에 공감하는 사람이 모이기 시작하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당신을 아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다. (중략) 그러면 당신의 글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당신의 마케터가 되어서 주변 사람들을 끌어올 것이다.
<원래 어른이 이렇게 힘든 건가요>, 김종원 - 밀리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