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손쉽게 차려먹은 아침밥, 48편, 교자만두, 월남쌈

by 기차는 달려가고

평소에도 게으른 백수가 더더욱 느긋해지는 주말.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난다.

이불속에서 휴대폰 들고 한참을 빈둥거리다가,

배고프네?

벌떡 일어나 창문 열고 옷 갈아입고 침대를 정리한 뒤에 부엌으로 간다.

냉장고야, 열려라 얍!



냉장고 안에는 얼른 치워야 할 채소가 기다리고 있다.

삶은 계란이나 게맛살, 닭가슴살을 더해서 샐러드를 만들어 먹던,

식초, 소금, 설탕에 절인 오이와 채 썬 양파, 채 썬 당근을 그릇에 덜고.

시들해진 깻잎도 꺼내어 씻는다.

먹다 남은 초고추장도 꺼내어 덜어두고.


교자만두를 미니오븐에 넣어 기름 없이 굽는 동안

선반에서 라이스페이퍼 세 장을 꺼내지.

물에 적신 라이스베이퍼에 깻잎을 깔고 절인 오이, 당근, 양파를 얹고는 초고추장을 휘 둘러서 월남쌈을 말았다.

같은 채소라도 라이스베이퍼에 말면 샐러드로 먹을 때와 신기하게도 다른 맛이 느껴진다.

얇디얇은 라이스페이퍼가 제각각 다른 맛을 내는 채소들을 중재한 달지,

채소들이 조화를 이루면서 제각각 튀는 그 맛들이 한결 부드러워지는 느낌이다.


그러니까 오늘 아침은 바삭하게 구운 교자만두 한 접시에,

채소로만 채운 통통한 월남쌈 3개.

인스턴트 사골국물이 있어도 좋았겠지만,

상큼한 채소 월남쌈 한 입,

자칫 느끼할 수 있는 교자만두 한 개-

이렇게만 반복해도 충분했네.



늦은 아침밥을 먹는 동안 남쪽 나라를 돌아다니는 여행자의 행적을 눈으로 따라간다.

내게 있어 책이 상상의 세계로 들어가는 입구라면,

태블릿은 내게 '아무 데나 문'이 되어주네.

가고 싶은 곳, 미처 몰랐던 곳을 보여주니까요.


설거지하고 따끈하게 유자차 한 잔 마시고.

어제저녁, 한꺼번에 깎아둔 단감 몇 조각을 덜어먹고는 아침밥을 마무리합니다.


좋은 계절,

충분히 즐기시길^^

keyword
이전 26화손쉽게 차려먹은 아침밥, 45편, 심플 덮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