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남산 산책

끄적끄적

by 기차는 달려가고

모처럼 잠을 푹 잤다.

새벽에 깼는데 몸이 가뿐하네.

날이 밝아오면서 하늘이 파아랗다!

이렇게 좋은 아침, 집에 있을 수는 없지.

그래, 오늘은 남산 둘레길이닷.



여름처럼 뜨거운 건 아니었지만 햇빛이 꽤 강했다.

하지만 기온이 높지 않고 공기가 상쾌해서 걷기 좋은 날씨다.

백범광장 쪽으로 올라가는데 아직 나뭇잎 색깔이 바뀌지는 않았지만 가을 느낌이 물씬 든다.

억새 같은데 불그스름한 색이 도네.

답답, 식물 공부를 하고 싶다면서 늘 미루는 중이다.


둘레길에는 산책 나온 분들이 적지 않았다.

가족들이 많이 보였고,

약속 잡아 모이신 듯 등산복을 차려입으신 나이 드신 분들이 꽤 보였다.

평소에도 남산 둘레길에는 예쁜 강아지들이 많이 보이는데 오늘 아침에도 역시.

즐거워 깡충깡충 뛰 다니더라.



길 옆 도랑에는 키 높은 나무들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을 받아 반짝반짝 빛나는 물이,

졸졸 소리를 내며 힘차게 흘러갔다.

나무 위에서는 새가 지저귀고 있었다.


커다란 나무들, 무성한 이파리 아래에는 시원한 그늘이 드리우고.

이파리들 사이사이 햇빛이 가리지 않는 곳은 빛으로 환하다.

내가 좋아하는 풍경.


아, 아름다운 계절.

앞으로 한 달쯤,

날씨는 빠르게 겨울로 다가가겠지.

밖에 열심히 나와야지.

이 좋은 풍경을 실컷 마음에 담아 길고 추운 겨울을 견뎌야겠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권진규의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