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앞날을 예상하면서 미리미리 준비하는 사람이 아니다.
막연한 낙관으로, 닥치면 어찌 되겠지, 하는 타입.
특히 돈 문제에 있어 그렇다.
그런데 가끔 이상한 지점에서 준비성을 발휘해 사람들을 놀라게 하곤 한다.
주로 여행과 먹는 것에 그러하다.
가방 안에는 수저 한 벌이 들어있다거나.
여행 갈 때 먹을 것을 준비한다거나.
요즘에는 한꺼번에 많이 먹으면 속이 너무 부대껴서 빈 도시락통도 들고나간다.
갑자기 외식하게 되는 경우, 음식을 반이나 남기면 아까우니까 먹기 전에 덜어서 도시락통에 담는 것이다.
쓰레기봉투와 장바구니도 나의 외출 필수품이다.
휴지 쓸 일은 종종 일어나고 사탕 한 알을 먹어도 포장지가 나온다.
외부에 쓰레기통이 없는 곳이 많으므로 내가 발생시킨 쓰레기는 내가 거두어야지.
또 외출하면 여러 가지 일을 한꺼번에 보는 나로서는,
다른 일을 보러 나가 빵집도 들리고 과일도 사며 마트도 둘러본다.
그러니까 물건 양에 따라 크고 작은 장바구니가 필요하다.
장바구니에 더해 채소 종류를 담을 비닐봉지와 냉동, 냉장식품을 넣을 단열 봉지도 함께 넣는다.
쓰레기봉투는 대부분 빵 살 때 딸려온 종이봉투를 재활용한다.
장바구니는 튼튼하고 가벼운 재질로 착착 접으면 손바닥 안에 들어오는 작은 크기라 어깨가 좋지 않은 내게도 부담이 없다.
귀찮지 않냐고요?
전혀요.
귀찮다는 생각은 없고 종종 들고 다녀 참 다행이다, 싶을 때만 있습니다.
습관 들이면 아무렇지도 않게 쓰레기 생기면 쓰레기봉투를 꺼내고,
장 보러 가면 장바구니를 꺼내게 된답니다.
오늘부터 소매점에서 비닐봉지 제공이 금지된단다.
포장 관련하여 몇 가지 규칙이 바뀌나 보다.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아 잊어버리거나 귀찮기도 하겠지만.
몇 번 신경 써서 챙기면 쓰레기봉투와 장바구니가 들어있는 작은 손가방을 드는 게 아무렇지도 않게 느껴질 것이다.
지난 3년 우리는 매일 마스크를 썼다.
초기에는 깜빡해서 맨 얼굴로 나왔다 부리나케 집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있었지만,
지금은 습관적으로 마스크를 챙기지 않나.
환경 문제가 일상적이 된 지금 우리에게는 장바구니도, 쓰레기봉투도 필수품이 되었다.
최근 지구상에 연거푸 지진이 일어난다.
겨울이 다가오는데 아직까지 기온이 예년보다 높은 편이다.
분리수거를 비교적 성공적으로 실행하듯,
비닐봉지 덜 쓰기도 잘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