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나라에 아침 식사 메뉴가 따로 있더라.
잉글리시 아침밥이니, 콘티넨탈 아침밥이니 하는 칼로리가 엄청난 호텔 메뉴가 아니라도.
대개들 손이 많이 가지 않는 단순한 식단으로 집에서나 식당에서나,
비교적 정형화된 아침밥 메뉴가 여러 나라에 있다.
콩물 같은 음료에 튀긴 꽈배기 비슷한 빵을 먹는 중국이라던가,
팬케익으로 대표되는 미국의 아침식사라던가.
우유에 시리얼을 말아먹는 아이들 아침밥은 미국을 그리는 만화영화에서 자주 보았다.
이탈리아에서는 출근길에 동네 카페에서 빵 하나에 에스프레소 또는 우유를 넣은 커피로 아침밥을 해결한다 하고.
독일에서는 아침부터 노점이나 푸드트럭 앞에서 기름에 지글지글 익힌 소시지를 감자랑 먹더라.
동남아 지역이나 중국에서는 출근길에 식당 또는 노점에서 한 그릇 음식을 먹거나 사가는 모습을 보았고.
파키스탄이나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건장한 남자들이 거리에 커다란 솥을 걸어놓고 기름을 많이 쓰는 음식을 만드네.
역시 남자들뿐인, 색상만 조금씩 다른 전통복장을 입은 고객들이 우글우글,
노점 앞에 줄 서서 고기와 쌀밥이 푸짐하게 담긴 금속 접시를 받았다.
우리나라는 다른 끼니와 마찬가지로 아침에도 밥과 국에, 김치와 반찬 몇 가지가 올라간 밥상을 차려 먹었다.
현대에 들어와 바쁘거나, 입맛 없거나, 귀찮거나 하는 사정으로 아침식사는 점점 간략해지고.
밥보다는 잠! 이 더 필요해 아침밥을 건너뛰는 경우가 늘어났는데.
프랑스에서 행인들에게 오늘 아침에 뭘 먹었는지 물었더니,
빵 한 조각에 버터나 잼을 발라서 커피와 먹었다는 대답이 대부분이었다.
현대를 살아가는 어디에서나 아침은 바쁜 시간이다.
그렇게 다른 나라의 밥상들을 둘러보다 보니 우리나라에서 일상적으로 먹는 음식의 재료나 종류가 상당히 다양하다 걸 알겠더라.
계절마다 또 날씨에 맞는 음식이 상당히 발달한 편이다.
날이 추우면 아침부터 뜨거운 국밥을 찾고,
몸이 불편하면 죽집에 들리며.
빈속으로 나와서는 지하철역 노점이나 편의점에서 김밥 한 줄 사가기도 하지.
그럼에도 딱히 아침밥 식단이라 할 만한 것은 없다.
그래서 외국인들이 한국에는 따로 아침식사 메뉴가 없다는 점을 지적한다.
우리가 미처 의식하지 못했던 점.
있으나 없으나 잘 먹고 사니 상관은 없겠습니다만.
현대 사회의 복잡한 생활 방식을 고려하고,
만들고 차리는 입장에 맞춰서,
건강하고 맛있으며 간단하고 보편적인 아침식사 메뉴가 계절 별로 몇 가지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문득 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