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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차는 달려가고 Dec 23. 2022

내가 꿈꾸는 부엌

음식에 관한 단상들

중앙아시아 지역에 관심이 있다.

(세계 어디든 관심이 있기는 하다.)

너튜브에는 그 지역분들의 전통적인 식생활을 보여주는 콘텐츠가 있다.



원래 장작 때는 벽난로를 좋아한다.

뜨거운 불길이 일렁거리는 불멍을 애정한다.

맛있는 음식, 오손도손 함께 하는 밥상- 이런 것도 좋아하지.

내가 좋아하는 이 모든 것을 한꺼번에 가능하게 해주는,

중앙아시아-옛날 서구의 오븐은 정말 부럽다.

철제로 만들어지고, 나무를 때는 오븐이다.

서구에서는 간편한 가스나 전기 오븐으로 대체되었는데,

고산지대 중앙아시아에서는 여전히 사용하는 것 같다.

(단지 콘텐츠용 일지는 모르나...)

제목 배경 사진과 비슷한 구조인데,

한쪽에는 나무를 태우고 그 위에는 온도가 높으니 직화로 끓이는 음식을 한다.

옆에는 간접적으로 열기를 받는 오븐이 있어 뭉근히 음식을 익힌다.

온도 차이가 있는 주변으로는 따뜻하게 음식을 데우거나,

이미 조리한 음식의 온도를 유지할 수 있다.


오븐이 놓인 방은 넓고 거실과 연결된 식당이다.

그러니까 이 오븐은 거실과 식당으로 쓰는 넓은 방에 설치해서,

집안의 따뜻함과 요리와 먹는 행위를 모두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다.

주전자에는 물이 끓으면서 푹푹 수증기를 뿜어내고.

커다란 솥에는 풍덩, 물에 빠진 감자가 익어간다.

오븐에서는 노르스름하게 닭이 구워지고.

이미 만들어놓은 수프는 따뜻함을 유지한 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방에 가족들이 들어오고,

입김을 호호 불며 차를 마시고,

닭고기를 뜯고,

감자를 으깨고,

수프에 빵을 찍어먹으면서 두런두런,

창밖에 내리는 함박눈을 보면서 추운 날씨를 이야기하지.

따뜻한 방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고된 하루의 노동이 의미를 갖는 순간.



사진의 제품은 법랑 처리를 한 것 같은데,

요새 중앙아시아 지역 콘텐츠들에서 보이는 오븐은 칸이 더 많고,

더 크고 시커먼 재질이다.

언젠가,

그 언젠가 내가 집을 지을 수 있다면 부엌에 꼭 이런 오븐을 설치하고 싶다.

공간을 넓게 잡아 한쪽에는 부엌 시설을 하고,

가운데에 오븐을 두고,

다른 공간에는 밥상을 펴고.

여러 사람들과 느긋하게 음식을 익히면서 먹으면서.


매번 그럴 수는 없지만.

이렇게 추운 날,

더구나 한 해를 마치고 새해를 맞이하는 이때쯤이면.

왁자지껄,

친한 사람들이 모여서 음식을 만들면서

마음에 끼인 때를 씻어내는 배부른 한 때를 보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이번 겨울은 참 인정사정없다.

혹독한 날씨에 너무 고단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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