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보내는 열 번째 편지
사랑하는 딸아!
어느덧 2025년 새해가 밝았구나! 왠지 올해는 좋은 일이 많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아빠가 다시 학교의 선생님으로 선택을 하고 새 출발을 한 지도 벌써 한 학기가 다 지나고 있구나! 정말 시간이 빨라. 학교로 다시 돌아온 나에게 ‘미래교육기획실’이란 이름으로 작지만 아늑한 나만의 공간이 주어졌어. 수업이 없는 시간에 늘 나와 함께 하는 최애 공간이지. 5평 정도의 사무실이 좁아도 있을 건 다 있어 불편함이 없이 생활하고 있었는데 오늘은 벽걸이 거울을 하나 설치했어. 그동안 없을 때는 전혀 몰랐는데 30*60짜리 거울 하나가 걸렸는데 온 사무실이 훤해졌더라.
그런데 깨끗한 거울 속을 들여다보는 순간, 이전의 나의 모습이 아닌 일그러진 내 모습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어. 아빠는 원래 옛날부터 ‘스마일맨’이라고 불리워졌었는데 지금은 아닌 것 같아 마음이 좋지 않았어. 누구나 세월을 피해 가지 못하고 나이는 못 속인다는 불문율은 있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했다. 얼굴은 피부의 탄력을 말하는 게 아니라 마음의 탄력을 말한다고 볼 수 있잖아. 마음의 상태가 얼굴 표정으로 드러나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에 서글퍼지더라고. 하루에도 수십번 '난 잘 할 수 있어! 지금의 자리에 감사해!' 라고 되뇌이며 마음을 다잡지만 나조차 외면하고 있던 불안이나 위축되는 마음이 거울에 비치는 것 같았지.
생활에 지치고 힘들어서라기보다는 내 자신에 대한 자신감과 자존감이 무너진 것이 큰 이유랄까? 미래에 대한 희망보다는 염려와 불안으로 내 자신을 스스로 긍정이 아닌 부정의 올가미에 가두고 있는 나의 모습을 본다. ‘최후에 웃는 자가 승자가 아니라, 자주 웃는 자가 승자더라’는 말도 있다. 문제를 다 해결하고 나면 그때서야 웃고, 행복해지려고 하지 말고 지금 이순간 웃고 행복해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봐. 거울은 먼저 웃지 않는다. 내가 먼저 웃어야 곁에 있는 동료도, 가족도 웃지 않을까? 내 곁에 있는 사람이 바로 거울이라고 생각해. 지난 번 편지에서 우리 딸이 그랬지?
아빠는 웃는 모습이 백만불짜리야! 라고.
오늘 새로 장만한 거울은 나의 본연의 모습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만드는 삶의 교훈이자 깨달음의 새로운 선물인 것 같아. 이제 내 앞에 걸린 작은 거울 하나! 거울을 보면서 웃는 연습부터 해야겠다. 거울은 먼저 웃지 않으니 내가 먼저 웃자. 그러기 위해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마음도 키워야겠다.
사랑하는 딸아.
작년 한 해를 돌이켜보면 우리가 함께했던 행복하고 즐거운 추억들도 많았지만 많이 좌절하고 힘들었던 일들도 많았지? 올 한해도 어떤 일들이 우리 앞에 주어져 있을지 모르지만 불확실성을 보고 불안해하기 보다 오늘 하루의 확실한 행복을 찾기위해 노력하는 1년을 보내자. '거울은 내 마음의 창이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오늘도 긍정적인 생각으로 웃으며 눈 앞에 있는 거울을 보고 웃어보자. 그러면 우리가 함께하는 인생에서 행복이 자리잡는 시간이 많아질거야. 아빠도 그러기 위해 노력할게.
사랑해 우리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