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치의 따뜻함 20
퇴근 후 집에 돌아오면, 하루의 무게가 한꺼번에 내려앉는다. 가끔은 소파에 몸을 던지고 싶을 만큼 지쳐 있을 때도 있다. 그런데 그런 날일수록 나는 아내와 함께 운동화를 신는다. 집 앞 고수부지를 걷다 보면, 땀방울 사이로 하루의 피로가 서서히 흘러내린다. “오늘은 어땠어?”라는 짧은 물음에 담긴 따뜻함이, 때로는 어떤 위로보다 크다.
나에게 운동은 단순히 몸을 움직이는 일이 아니다. 하루를 살아낸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의 마음을 다독이며, 다시 내일을 버틸 힘을 얻는 시간이다. 그래서 누군가에게는 책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음악이 위로가 되듯, 내겐 아내와 함께 걷는 운동이 가장 큰 회복의 순간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과거에는 일에 몰두해 밤늦게 퇴근하는 것이 당연했지만, 이제는 다르다. 운동은 선택이 아니라 하나의 라이프스타일, 자기 관리의 필수 요소가 되었다. 헬스, 수영, 테니스, 만보 걷기, 파크골프까지 운동의 종류도 다양해졌고, 사람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건강을 챙기며 삶의 균형을 찾아가고 있다.
고수부지에서 운동하다 보면 늘 마주치는 백발의 어르신이 있다. 올해 아흔이 되셨다는 그분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하루 두 번 걷기를 이어간다.
“할아버지, 요즘도 매일 나오세요?”
“그럼요. 새벽 여섯 시, 오후 네 시. 하루 두 번은 꼭 걸어요. 비 와도 나와요.”
“정말 대단하세요. 저도 할아버지처럼 꾸준히 운동해야겠네요.”
몸이 움직이면 마음도 덜 늙는 법이에요.
짧은 말씀이었지만, 건강하게 오래 사는 비결은 멀리 있지 않음을 깨달았다. 바로 ‘꾸준함’과 ‘실천’이었다.
날씨가 좋지 않을 땐 실내 아파트 헬스장으로 향한다. 웬만한 기구가 다 갖춰져 있어 충분히 운동을 즐길 수 있다. 나만의 루틴도 있다. 러닝머신을 1시간 걷으며 프로야구 중계를 보는 것. 몸은 운동을 하고 있지만, 마음은 야구장에 가 있는 듯하다. 야구가 없는 날이면 바둑TV를 본다. 아마추어 중급 수준이지만 9단 고수들의 대국을 따라가다 보면 또 다른 몰입의 즐거움을 맛본다.
러닝머신을 마친 후엔 근력 운동이다. 자전거 타기 10분, 다리로 밀기 10분, 팔로 당기기 10분. 특히 아내는 나이가 들수록 근력이 중요하다고 늘 강조한다. 그래서 이 루틴에도 집중하며 몸을 다잡는다. 마지막 코스는 ‘털털이’라는 진동 기구다. 허리에 벨트를 감고 진동에 몸을 맡기면, 마치 스트레스까지 털려 나가는 기분이다. 숨 고르기를 하며 마무리하는 이 시간은, 하루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주는 느낌이다.
모든 코스마다 즐거움이 있고, 소소한 만족이 있다. 이렇게 헬스장에서의 운동 루틴은 나의 삶에 활력을 불어넣는 원동력이다. 세상이 참 좋아졌다. 마음만 먹으면 집 가까운 곳에서, 부담 없는 비용으로, 내게 맞는 운동을 마음껏 할 수 있으니 말이다. 삶이 힘들고 지칠 때, 운동은 말없이 나를 안아주는 보약과 같다. 바쁜 하루 속에서도 워라벨을 지키려는 우리의 노력 속에, 운동과 휴식은 가장 중요한 윤활유다. 내 몸과 마음을 지키는 방법,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걷는 이 시간 속에서 나는 오늘도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다.
마무리하며 감히 권하고 싶다.
다들 나보다 더 좋은 방식으로 잘하고 계시겠지만, 지금 이 순간 나만의 회복법을 찾아 나서시길.
집 앞 공원도 좋고, 헬스장도 좋다.
그곳에서 또 다른 행복을 찾으시길.
내가 찾는 그곳에 행복이 있듯,
당신이 찾는 그곳에도 분명 행복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