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레몬박스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킴노인 Nov 25. 2019

저분자 피쉬 콜라겐, 굳이 안먹어도 되는 이유

피부와 다이어트는 언제나 핫한 주제다. 아름다워지고 싶은 인간의 욕망은 시대를 초월하여 계속되어 왔다. 당연한 말이지만 이러한 욕망에 편승해 이득을 취하는 장사치들 역시 언제나 존재한다. 최근 계속 핫한 저분자 피쉬 콜라겐 역시 이 중 하나. 오늘은 소비자라면 당연히 혹할만한 요소들로 무장한 저분자 피쉬 콜라겐에 대해 살펴보자.



저분자 피쉬 콜라겐이란

먼저 저분자 피쉬 콜라겐이 뭔지 알아보자. 콜라겐은 단백질의 하나인데, 인장 강도가 매우 높은 편이라 인체의 곳곳에 사용된다. 뼈, 이빨, 근육막, 인대 등 견고한 구조를 형성하는 기관이라면 어김없이 콜라겐이 들어가는 것이다. 피부도 그중 하나. 단백질을 구성하는 가장 작은 단위인 아미노산 1000개가 모여 하나의 긴 사슬을 형성하고 3개의 사슬이 꼬여 콜라겐 하나를 만들어낸다. 따라서 콜라겐에는 3000개 정도의 아미노산이 필요한 셈이다.


콜라겐엔 이렇게 많은 아미노산이 들어가다 보니 구조도 복잡한데다 분자량 역시 매우 큰 편이다. 당연히 식품을 통해 섭취해도 잘 소화가 안되고 소화되더라도 시간이 꽤 오래 걸린다. 당신이 아무리 족발을 많이 먹어도 피부가 딱히 좋아지지 않는 이유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만들어진 게 바로 제품 형태의 콜라겐이다.

콜라겐의 분자량은 290kDa, 그러니까 29만 Da 정도이다. 이를 가수분해한 콜라겐은 5000Da 이하 정도이고, 더 작게 분해한 저분자 콜라겐의 경우 250~1000Da 정도이다. 따라서 저분자 콜라겐들은 위에서 따로 소화시킬 필요 없이 바로 흡수된다는 점에서 단순히 가수분해한 콜라겐에 비해 유리하다.

저분자 콜라겐에 대해 알았으니 이번엔 피쉬 콜라겐 이야기를 해보자. 피쉬 콜라겐은 말 그대로 생선에서 추출한 콜라겐을 의미한다. 과거 많은 콜라겐 제품들은 육류에서 콜라겐을 채취하여 만들었다. 소, 돼지, 닭 같은 가축에서 말이지. 이런 육류 추출 콜라겐은 위산에 좀 덜 녹고 분자량이 다소 크다 보니 이를 대체하기 위해 생선에서 콜라겐을 추출하여 만든 게 저분자 피쉬 콜라겐이다.



저분자 피쉬 콜라겐, 굳이 왜?

개념에 대해 알았으니 이제 효과를 살펴보자. 저분자 피쉬 콜라겐은 정말 일반 콜라겐 보다 좋은 걸까? 이론상은 매우 훌륭하다. 소화도 쉽게 되는 데다 분자량도 작아 흡수율도 올라가기 때문이다. 대신 가격이 비싸다. 특히 분말이 아닌 액상 형태의 제품이라면 일반 가루 콜라겐에 비해 두 세배 이상 가격차이가 난다. 여기서 중요한 건 과연 가격이 높은 만큼 효과가 탁월한 지다. 가격이 두 배, 세 배 높으면 피부도 두 배, 세 배 좋아질 수 있는 걸까?


이를 알기 위해선 먼저 콜라겐이 과연 피부에 효과가 있긴 한 건지 먼저 살펴봐야 한다. 사실 이는 아직까지 논란이 많다. 콜라겐 섭취 실험을 통해 가수분해 콜라겐의 이동 경로를 추적했을 때, 콜라겐이 피부까지 도달한다는 주장과 그 양이 매우 적은 데다 대부분 위장에서 소화돼서 아미노산 형태로 흡수되므로 아무 효과가 없다는 주장이 엇갈리는 것이다. 연구가 계속 이루어지고 있지만 속 시원한 결론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따라서 콜라겐을 먹을 때는 엄청난 효과를 기대하기 보다 초장기(5년 이상) 적으로 봤을 때 어느 정도 피부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다음은 가수분해 콜라겐과 저분자 콜라겐의 성능 차이다. 저분자 피쉬 콜라겐을 판매하는 광고를 보면 가수분해 콜라겐에 비해 흡수율이 42배 이상 높다고 하는데 이는 잘 못된 이야기다. 단순히 분자량만 비교해도 말이 안 되지만 그들이 인용하는 일본세포의학개선협회의 자료를 보면 흡수율 비교가 아닌 산에 얼마나 잘 용해되는지를 비교한 것이기 때문이다. 육류에서 추출한 콜라겐보다 어류 콜라겐이 위산에 42배 더 잘 녹는다고 해서 흡수율이 42배로 올라간다는 건 조금 이상한 논리다.


가수분해 콜라겐이라고 해도 위에 들어가면 2시간 내로 몸에 소화되어 흡수됐다가 12시간 동안 머물고 빠져나가는 것이다. 따라서 저분자 피쉬 콜라겐과 가수분해 콜라겐을 비교하면 2시간 정도 소화되는 시간의 차이가 있을 뿐 딱히 큰 차이가 없다. 우리가 굳이 비싼 돈을 주고 피쉬 콜라겐을 사 먹을 필요가 없는 이유다. 물론 위가 소화능력이 약한 사람이라면 저분자 피쉬 콜라겐을 먹는 게 더 도움이 되겠지만 만약 당신이 족발을 먹고 소화 시킬 수 있다면 가수분해 콜라겐을 먹어도 된다.


[지난글]저분자 히알루론산 부작용에 관하여

[지난글]비타민에 취향을 담는 방법


매거진의 이전글 물 대신 차, 영양제랑 먹어도 될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