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인생책 13화

나의 ADHD 성향

by Shin Huiseon


티브이에 ADHD라는 사람이 나오면 유심히 보게 된다. 내가 아무래도 성인 ADHD인 것 같기 때문이다. 사람들하고 대화를 하다가 어느 순간 나 혼자 딴생각에 빠져있을 때가 있다. 정신을 차렸을 때 어떤 느낌이냐면 진짜 나는 다른 곳에 있고, 내가 여기 있구나 하는 것이다.

나는 어릴 때 불안이 높았다. 3학년 때 아이의 혀를 잘라간 유괴범이 나오는 뉴스를 보았다. 나는 너무 겁이 나서 혼자 학교에서 집으로 오지 못할 것 같았다. 엄마한테 나를 데리러 와달라고 졸랐던 기억이 난다. 엄마는 그 바쁜 와중에도 나를 데리러 와주었다. 나는 유괴범이 내 혀를 잘라가는 장면이 상상되어서 미칠 것 같았다.

정지음 작가의 <젊은 ADHD의 슬픔>이라는 책을 읽었다. 재미있었지만 글도 산만하다고 생각했다. 작가는 책을 읽을 때 자꾸 딴생각이 나서 정독을 잘 못한다고 자기가 쓴 책도 잘 못 읽겠다고 썼다. 나는 그 정도는 아니라서 다행이었고, 작가에게 응원을 보내고 싶었다.

남편이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 방송을 열심히 듣고, 저녁밥 먹을 때 대충 얘기해 준다.(돈을 많이 벌고 싶어 한다) 어느 날 ADHD 전문가 선생님이 방송에 나왔는데, 이진우가 처음에는 노홍철이 ADHD 아니에요? 신나게 방송 시작했다가, 나중에는 진심으로 자기가 ADHD 아닌가 걱정하면서 방송이 끝났다는 것이다.

나는 그 얘기를 듣고 갑자기 드라마 대본을 쓰고 싶었다. ADHD인 여자 주인공이 회사에 취직했는데, 자신이 ADHD라는 걸 모르는 팀장님을 만나게 되는 내용이었다. 두 사람이 정신의학과에서 만나는 게 마지막 장면이다.

나는 언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드라마를 많이 봐서 드라마를 쓰고 싶었던 것인데, 당연히 결과물은 형편없었다. 드라마를 보고 욕하는 건 쉽지만, 드라마 대본을 쓴다는 건 정말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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