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줄넘기148일째
생각의 바람이 회오리를 만났다.
글을 읽기 전과 후가 다른 사람이 되었다. 내 몸에 새로운 피가 들어온 기분이다.
'모든 것을 보는 시간은 그대도 모르는 사이에 그대를 찾아낸다.
시간이 나를 발견해 줄 것이다.'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왕 중에서
이 글을 읽고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첫 번째는 다행이다.
두 번째는 부끄럽다.
첫 번째. 줄넘기하는 것을 아시는 분들이 몇 있다. 하지만 매일 이렇게 열과 성을 다하는 현실까지는 모르실 것이다. 참... 다행이다. 떠벌리고 다니지 않아서..
두 번째는 스스로 대단하다고 생각했었다. '나 대단해. 줄넘기를 매일 하다니!!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도 대단해!! 스스로 진짜 대단해!!... 남들도 나를 대단하게 보겠지? 나야 나 최고야!!..'라고 스스로... 마음속으로 이렇게 생각... 했다.
오이디푸스왕의 간단한 내용을 이렇다.
오이디푸스왕은 아주 총평한 지혜를 가졌다. 한나라를 지배하게 되었고 최고의 아름다운 아내까지 얻었다.
완벽한 삶이다. 모든 것을 다 가졌다. 그런 그를 신들까지도 부러워했다.
오이디푸스왕도 본인의 삶에 만족했다.
'이 세상에서 내가 제일 지혜롭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수수께끼도 풀었다. 나는 모든 사람들이 부러워할 만한 삶을 살고 있다. 나는 완벽하다.'
하지만 실상은... 살인자였다. 그것도 아버지를 죽인.. 그리고 아내는... 딸은... 충격 결말이 있다.
이 모든 것은 시간이 알려주었다.
이 글을 읽고 마음이 깊은 바다속처럼 잔잔해졌다.
내가 아는'나'가 내가 아는'나'가 아닐 수 있다. 아니 그럴 가능성이 크다. 지금 내가 생각하는 나는 허구일 뿐이다.
신기하다. 책 읽기를 마치자마자 단칼에! 바로! 자랑하고 싶지가 않다.
즉 생색내고 싶지 않다.
'내가 줄넘기 이 만큼 하고 있어! 나 대단하지? 나처럼 돌려봐! 좋다고!! 나 계속하고 있어!...'
굳이 이야기하고 알릴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니 지금 '줄넘기하는 나' 놀랍다 느낄 필요 없다.
시간의 진실이 그냥 나를 밝혀줄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다.
모든 것은 시간이 알려줄 것이고 시간이 진실을 발견해 줄 것이다.
편하다.
얼마나 열심히 사는 사람인가!! 를 외치지 않아도 된다. 알리지 않아도 된다.
근질근질한 생색병이 싸악 나았다. 관심받고 싶어 하는 마음도 싸악 사라졌다.
이것이 겸손함이구나...
책의 내용이 극단적이지만 이천 년 전에 쓰인 이 책이 이렇게 지금의 나의 삶에 적용되고 일치되어 감동을 주다니 책의 힘은 대단하다. 감사합니다. 소포클레스 님
나는 어릴 때부터 관심받는 것을 좋아하고 관심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아이였다.
"내가 이렇게 하고 있으니 나를 좀 봐달란 말이야!"
막내라서 그렇기도 했고 욕심도 많았다.
돌이켜보면 직장에서나 어디서나 내가 이 만큼 했어!라는 표시를 본능적으로 내곤 한다.
조금이라도 그리 생각했다는 마음이 부끄러울 따름이다.
다행이다. 이 진실을 깨닫게 되어서. 까불지 말고 하면 된다.
겸손과 시간이 합쳐지면 어마어마한 뒤집기 삶이 올지도 모르겠다.
겸손과 시간이 합쳐지면... 폭죽이다!!
소리 없이 겸손의 부드러운 한 줄의 기대감이 하늘로 계속 오른다. 아름다움을 준비한다.
시간이 판관 하는 날. 그 아름다움과 우아함이 심장까지 울리며 꽃 봉오리 터진다.
눈부신 불꽃의 무늬들이 점점 퍼지고 그 환한 빛이 세상을 밝힌다.
큰 깨달음.
우리 모두 폭죽이 되어보자!!^__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