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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와 존재

매일줄넘기141일째

by 샤인진 Jan 11. 2025

에리히 프롬의 '소유냐 존재냐' 책을 읽고 있다... 계속 읽는다.. 이 책 뭐지.. 책을 덮어버렸다.

그리고 펜을 들고 노트를 펼쳤다.

소유, 존재 이 두 단어의 내용으로만 책이 이루어져있다. 굉장히 깊게 파고든다.


첫 번째. 더 이상 책 읽기 진도를 나가지 못하게 한 구절이다.


'존재는 활동이다. 활동의 산물이 아니라 활동의 질이다.'



극단적으로 말해 소유는 죽은 것. 존재는 살은 것.

요즘 읽는 책들이 삶에서 소유보다 존재를 굉장히 강조한다.

여기서 활동이 두 가지로 나뉜다.

모두 활동이기에 존재하는 것이지만 누가 시켜서 하는 수동적 활동내가 자발적으로 하는 생산적 활동.

'생산적 활동이란 내면적 능동의 상태를 말한다.'  

즉 활동을 하되,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하고 싶어서 한다. 활동을 하는 동안 내면적으로 내가 원하기에 활동의 질이 높다.

그래서 결론, 결과물이 좋다.

수동적인 마음으로 활동하면 활동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결과를 잘 얻더라도 나로서, 내 주체로써 존재하는 시간이 아니었기에 행복감과 보람도 덜하다.

당연한 말이긴 하다. 하지만.. 알고는 있지만 모든 사람들이 과연 내면적 생산적 활동을 하고 있을까?


생각해 본다.

나는 운동이 좋다. 그래서 작은 것을 꾸준히 하기 위해 선택한 것이 운동이었다. 그중 꾸준히 할 수 있는 작은 습관을 만들고 싶었고 선택한 것이 줄넘기였다.(줄넘기 1편-1화 줄넘기를 선택한이유)

하기 싫을 때도 있었다. 귀찮을 때도 있었다. 힘들거나 피곤해서 나의 몸이 하기 싫었던 것이지 한 번도 마음이 차갑게 식지 않았다. 그리고 포기하고 싶은 생각은 해본 적 없다.  

그래서 신체는 건강하게 경작 중이고 정신의 밭을 갈고 있으며 나의 삶의 뿌리가 잘 뻗을 수 있게 토양과 물길을 만드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줄넘기 하나의 행동으로 이렇게 느끼고 있는 것이 신기하다.

그리고 그 변화가 오로지 내가 주체이다.

나의 내면의 생산활동으로 만들어진 결과물이기에 그 열매는 건강하고 알차다. 


그래서 그런지 이 문장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존재양식의 권위는 사회적 기능을 수행하는 능력뿐 아니라 고도로 자기실현과 자기완성을 이룬 한 인간의 인격을 바탕으로 세워진다. 그런 인물에게서는 저절로 권위가 배어 나온다. 굳이 명령을 내리거나 위협하고 매수할 필요가 없다.



줄넘기를 시작하고 점점 내 자신을 사랑하게 되었고 믿음과 자신감도 커졌다.

그 열매가 점점 당당하고 단단해질 것이다.


두 번째 책을 덮게 한 구절이다.


습관마저 소유물로 체험될 수 있다. 아침마다 정해진 시간에 똑같은 습관을 하는 사람의 경우, 그 일정이 조금만 빗나가도 당황하게 된다. 그에게는 이 습관이 소유물로 되어있어 그것을 잃게 되면 불안해지기 때문이다.


맞다. 맞아...

줄넘기가 습관이 되면서 할 수 없는 상황이 오거나 지키지 못하는 상태가 당황하고 불안했었다. 지금 줄넘기 습관을 포함해 내가 가진 습관들 모두 마찬가지이다.

며칠 전 브런치스토리의 어느 작가분의 글을 읽고 '불청객 같은 상황이 와서 내 할 일을 하지 못해도 그 상황을 받아들이고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한다.'라는 문장에 공감댓글도 남겼었다.


습관이 나의 소유가 되었고 그 소유의 습관이 반대로 나를 소유했었다.... 를 다시 한번 깨달았다. 

줄넘기 습관이 나를 소유했던 것이었다.


못하면 어떡하지?라는 집착을 내려놓는다.

지금 현재에 할 수 있으면 한다.

못하게 되면 상황에 맞게 계속 만들어 나가면 된다.

중요한 것은 상황이 아니라 내밀한 나의 존재의 의지가 멈추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못하는 상황이 생겨도 괜찮다...괜찮다...'

즉시 가벼운 향기가 나를 감쌌다.

 


줄넘기를 하는 나. 나는 줄넘기를 한다. 내가 줄을 돌린다. 내가 원해서 하는 것이다. 능동적으로 하는 것이다. 나에게 생산적인 활동이다. 줄넘기를 하는 이 순간 나는 존재한다. 존재는 연결이다. 줄넘기와 나 사이의 관계 속에 연결되어 존재한다. 존재는 살아있는 것이다.


누구의 지시나 누구의 힘도 빌리지 않고 오로지 내 힘으로 이루자.

내가 만든 작은 존재 하나가 나의 존재를 빛나게 해 줌을 느끼는 요즘이다.


당신은 존재(내면적 능동)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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