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삶이 거친 삶으로

매일줄넘기 405일째

by 샤인진

줄넘기의 부담스러웠던 무게가 줄어들었어요.

이제 특별한 것이 아니고 일상이 되었어요.

남들에게는 어려워 보이지만

스며들었어요.


그리고 깨달았어요.

아! 무거운 것을 1년 이상 지속하면 가벼워지는구나.




톨스토이의 '바보이반' 책.


이반의 왕국은 절대 바뀌지 낳는 법이 하나 있어요.

거칠고 열심히 일하는 손을 가진 사람들은 항상 음식을 대접받는다는 것이었다.

이반의 왕국은 부드럽고 하얀 손을 가진 사람에게는 음식을 주지 않아요.

'변장한 도깨비의 손은 하얗고 부드러운 손에 손톱까지 길게 기르고 있었다.'


405일간의 줄넘기.

하루 빠지고(귀 이석 빠진 날) 매일 했어요.

처음에는 정성을 들이다가 점점 그냥 하게 되었어요.

머리가 생각하면 머리말을 듣지 않았어요.

몸에게 지시했어요.

"움직여."

그래서 피곤해도 했고 귀찮아도 했고 하기 싫을 때도 했어요.


바보이반처럼

'머리로 일하는 자보다 몸으로 일하는 자가 대접을 받았다'...

줄넘기하는 제가 보였어요.


톨스토이 책은 역시나 일상 노동과 움직임을 강조해요.




고흐와 밀레의 그림도 생각나요.

여인들이 허리를 구부려 그 좁쌀 같은 이삭을 줍고

노동을 끝내고 감자를 거친 손으로 먹는 모습을 그림으로 남겼어요.

왜 이런 그림을 그렸을까요?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던 거예요.

노동의 가치.


이삭.jpg
감자.jpg


줄넘기로 저도 깨달았어요.

머리로 세상을 사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움직여 살아야 한다는 것을.

잔꾀를 부리고 누가 시키면 하고

하는 척했던 기억들이 떠오르며... 과거가 부끄러워져요.


줄을 돌리니 건강이 돌아오고 정신이 돌아오고

몸과 마음이 순환되며 깨달음으로 돌아왔어요.


그러고 보니 며칠 전 읽은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의 <개선문>에도

이런 글이 있었어요.

파도와 바위.

움직이는 것은 굳어 있는 것보다 언제나 강한 법이야.

그래서 물이 돌보다 강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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