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줄넘기

매일줄넘기 384일째

by 샤인진

줄넘기를 하다 보면 뜻밖의 친구들을 만날 때가 있어요.


오늘은 사마귀.

사마귀는 자신이 정해놓은 그 선을 넘는 순간 '나 덮친다! 공격한다!' 자세로 턱을 45도 돌려 전투 태새 준비를 하고 있어요. 조금이라도 가까이 오면 펀치를 날리겠다는 심산이에요.

서서 볼 때는 귀여웠지만 무릎 쪼그려 다가가니 앞 발 톱니와 세세이 살아있는 털을 보고 저는 그만 뒤로 물러났어요.


그리고 어떤 기억이 떠올랐어요.

그때 당시 현장에서는 인지하지 못했었고 며칠이 지나 갑자기 생각해 보니 제가 고의 아니게 살생을 한 것 같은... 곰곰이 그 장면을 떠올리며 생각해 봤는데 아무리 봐요 맞는 것 같아요.

줄넘기하다 발생한 사건이에요.


1년이 지난 작년 가을이었어요.

날씨는 선선했어요.

줄넘기하는 중 눈앞에 빨간 고추잠자리가 공중에서 계속 까부는 듯 오르락내리락 알짱알짱했어요.

'새 빨간 잠자리네^^' 하며 평소와 같이 줄 넘는 행동에 집중했어요.

그렇게 돌리던 중 발 앞 땅바닥에 분명 아무것도 없었는데 정확히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르겠는 고추잠자리가 있는 거예요.


'왜 잠자리가 여기 있지? 원래 있었나?' 하며 가까이 가서 보니 몸 통이 반밖에 없었어요.

'악.. 왜 이런 모습으로 여기 있는 거야..' 하며 마저 돌리고 들어왔어요.

그리고 며칠 뒤 떠오른 기억이...

제 줄에 치이면서 몸통이 잘린 것 같다는...

무시무시한 확신이 들었어요.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 미안한 감정이 들었어요.

저를 응원해 주며 앞에 날아다니던 고추잠자리... 일지도 모르는데 흑흑..

그때 줄넘기하며 인지하지 못한 것이 미안하고 그렇게 생을 마감하게 한 것도 미안해요.

그 이후로 저는 주위를 살피며 줄을 돌려요.

오늘 만난 사마귀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저~~쪽으로 가서 줄을 돌렸어요.

은근히 줄넘기가 무서운 소품이였어요.

"사마귀 거기 잘 있지?"

조심조심 얌전히 돌려요.

소곤소곤 위이잉 위이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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