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술은 즐기는 취미이자 음식과 곁들이는 좋은 친구이다.
좋은 음식은 술이 있어야 맛을 더 돋워 준다고 생각했다.(나중에는 주객이 전도됨을 느꼈다.)
일주일의 마무리 금요일이 되면 저녁에 좋은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과 술 한잔이 즐겁고
약속이 잦은 편이었다.
술의 종류도 가리지 않는다. 좋은 지인분들과 다양하고 맛있는 요리, 음식을 먹으며 반주하는 즐거움을 누린 지 오래되었고 주말 저녁은 거의 간단하게라도 술을 곁들였다.
술은 먹으면 먹을수록 나이가 들면 들수록 알코올에 무감각해서 양이 늘어난다. 맥주는 500cc 세잔 정도, 소주는 1병 이상, 소맥은 7잔 이상은 먹어야 만족되었다. 안주가 맛있고 즐거운 술자리가 길어지는 날에는 술의 양은 대중없다.
1년 전까지는 거의 다음 날이 없는 날도 꽤 있었다.
시간의 소중함을 느끼고 어떻게는 절제하여 다음날을 만드려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술은 사람을 느슨하게, 붕뜨게 만드는 건 기정사실이다.
여하튼 성인이 된 후 술을 잠시 쉬어본 때는, 중요한 행사가 있을 때 잠깐, 또는 건강 때문에 잠시, 길게는 3주 정도 멈춰 보았다.
숙취가 있을 때 "진짜 안 먹어" 하면서도 몸이 좋아지면 다시 술 먹는 환경이 조성되고, '즐기는 정도니까 괜찮지' 하면서 술 문화를 누리는 편이었다. 굳이 끊을 생각은 해본 적 없고 '스스로 건강하다' 생각하고 일상에 그리 지장을 주지 않았기 때문에 멈출 이유는 딱히 없었다.
그런 내가 줄넘기를 하다 보니 술을 진짜 안 먹어보면 어떨까? 하고 생각했다.
너무 신기했다. 몸이 나의 정신을 지배하는 것일까? 몸이 말을 걸고 있었다.
몸이 말했다. '안녕 나 몸인데 굳이 술 안 먹어도 되잖아? 나 지금 너무 가볍고 건강한 이 기분 너무 좋아. 술의 필요함은 느끼고 싶지 않아 졌어. 무거운 노란색물, 쓴 흰색물 나에게 주지 않아도 될 것 같아. 내 혈액은 지금 맑음이야. 같이 느껴보지 않을래?'
'며칠 끊어야겠다.'가 아니라 몇 년 단위, 아니면 평생 안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처음으로 강렬하게 들었다. 깊은 생각 저변이 변화하고 있다.
서양 격언 문장이 떠오른다.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
그렇구나... 정말이다.. 이 문장을 몸소 체험한다.
술을 끊을 생각이 없었는데 뜻밖이다. 건강하고 멋진 생각을 하는 거 보니 건강한 몸이 되어가고 있구나.
오늘도 2,000개를 마치고 들어왔다.
남들은 알지 못하는 소리 없는 과정을 또각또각 밟고 있는 듯했다.
무엇인가 작은 것이라도 시작해 보자. 그럼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길이 보인다.
고마워 나의 꿈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