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게 해 보았다. 길게는 3주까지 해보았다. 속이 아플 때 했다. 건강검진을 받기 위한 준비로 했다. 살 빼기 위해서도 해봤다. 다양한 상황으로 이유 있는 술 끊기.. 금주를..
사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 이 격언을 몸소 경험 중이다. 줄넘기를 시작하고(브런치북 연재 중이다) 금주의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번 금주는 차원이 다르다. 몇 주, 몇 달, 몇 년이 아닌 평생 하고 싶다. 안 먹는다. 술은 나에게 필요치 않은 존재로 처리된 날이다.
사람들이 묻는다. 술 끊었어? 왜 안 먹어? 어디 아파? 왜 끊었어? 갑자기?
"운동을 해서 그런지.. 긴 머리카락 단발로 확 자르고 싶어서 자른 것처럼 술도 그냥 확 끊었어"
궁금증에 대한 대답이 썩 시원한 답은아니라 모두들 어리둥절한다.
긴 머리를 갑자기 확 자르듯 술도 그렇게 했다.
내 머리는 허리까지 왔었다. 어렸을 때 머리를 짧게 자른 후 마음에 들지 않았던 기억이 크게 있었다. 그 후 머리카락은 길러야 하는 것, 이라는 생각에만 온통 쏠려 있었다.
그 이후 15년 동안 긴 머리를 내 트레이드 마크로 항상 유지했다. 허리까지, 길기도 길었다.
자르라는 사람들의 조언에도 "난 긴 머리가 좋아. 여름에 허리에 닿는 머리카락의 느낌이 좋아"하면서 오래도 길렀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불편하고, 관리도 힘들고, 찰랑거리지도 않는, 머리숱도 없는, 머리를 왜 이렇게 오래 기르고 있나... 싶었다. 일주일간 머리 생각이 맴돌았다. 미용실 원장님께 찾아가 용기 내어 상담을 했다. 원장님께서는 조금만 잘라보라고, 워낙 오래길렀던 긴 머리라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니.. 그래도 강하게 얘기하며 어깨 위로 자르고 싶다고 말했고 잘랐다.
적응 후 일주일 뒤 다시 턱선까지 단발로 더 잘랐다.
가볍다. 좋다. 왜 이리 길게 치렁 달고 있었나 싶다. 개운하고 스스로 굉장히 잘한 일이다.
긴 머리의 최후
술도 이랬다. 머리 자르듯 확! 머리를 잘라보니 좋았고 내가 고수하고 있던 것을 놓아 보내니 다른 세상이 있었다. 술도 성인 이후 몇십 년을 계속 먹어 왔으니 이제 놓아 보내어 술이 없는 세계를 탐험해 보자.
내 삶을 해맑게 창조해 보자. 이름을 지어보았다.
해맑금주(金作) 황금금(金)에 만들주,창조주(作)
금주(禁酒)로 금주(金作)를 해보겠다.
지금 나에게 확실하고 명백하게 금주를 하겠다는 굳은 의지가 있다. 나는 성공할 것이고 나를 믿고 있다.술에 끌려다니는 삶이 아니라 내가 살아가는 시간을 살아 보겠다는 의지가 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