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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인진 Nov 11. 2024

파송송 고등어조림

해맑금주(金作)33일째

금주를 시작하고 술을 마셨던 행동과 시간이 비워졌다. 그곳에 다른 새로움이 채워졌다. 그것은 새롭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다. 세상에 이렇게 신선하고 맛있는 음식들이 있었구나! 

생각해 보면 술은 맛이 똑같다. 똑같은 맛으로 나를 채우고 있었다니.. 뭔가 여태 손해 보고 살았다. 술을 즐기던 때, 조절한답시고 살찔까 먹지 못했던 탄수화물 그리고 다양한 종류의 음식 등을 경험한다. 신세계다. 금주 이후 메뉴를 선택할 때 칼로리 상관없이 무엇이든 먹을 수 있어 행복하다. 경험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음식에 도전해 본다. 먹는다. 세상에나... 맛있다. 


특히 생선종류의 음식들. 즐겨 먹지 않았던 음식이다. 

최근, 타 지역에서 고등어조림, 고등어구이 쌈밥을 우연히 먹을 기회가 있었다. 

조림은 고등어가 통째로 2마리(장어 같았다), 시래기, 무가 뚝배기안에 가득 들어 있었다. 고등어구이는 대파 송송 빨간 양념이 고등어 살 위에 듬뿍 얹어 있었다. 쌈밥이니 파릇파릇 생기 넘치는 쌈채소에 야무지게 싸서 먹었다. 맛있다.... 그것도 너무 맛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행복하게 먹었던 기억이 떠오르며 침샘이 살살 돈다. 다채로운 맛과 무엇보다 건강한 음식이라는 사실몸으로 느껴져 행복하게 먹었다. 


풍성한 맛의 행복을 선물해준 건강한 생선요리 -장어, 고등어조림과구이, 코다리


그 이후 장어, 코다리 등 생선요리로 만족감을 맛본다. 먹고 나서 내 몸이 좋아함을 알아챈다. 내가 생선에 취향이 있을 줄은 전혀 몰랐던 사실이다. 술 섞임 없이 음식을 즐기니 -음식 본연의 맛과 재료의 질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건강한 음식은 먹고 나서도 기분이 좋다. 소화도 잘되고 에너지도 충전된다. -섭취하고나서 시간이 지나면 총명하게 몸이 안다. 좋지 않은 재료를 쓰는 곳은 먹고 나면 반응이 나타난다. 더부룩하다. 소화가 안된다. 왠지 졸리다. 특히 밥(쌀), 면이나 빵 종류 음식은 금방 티가 난다.


미세하지만 미각도 살아났다. 소스나 감미료등 자극적 요소가 없는 샐러드나 과일을 씹을 때, 쭉 하고 나오는 즙이 나에게 기쁨을 준다. 예술이다. 심지어 상추나 깻잎을 먹어도 그 안의 수분감과 향이 잘 느껴진다. 먹는 행복이 줄지어 풍성해지고 재미있다. 야채의 순수하지만 거친 흙에서의 영양분을 흡수한 강한 힘이 느껴진다. 아삭아삭, 사각사각, 촵촵. 생명의 소리를 즐긴다. 

맛있는 것을 먹으면 나도 모르게 몸을 옆으로 흔드는 습관이 있다. 풀을 먹으며 흔들고 있었다. 풀 들이 맛있으니 자연스레 식단이 건강식이 되어간다. 이제 모든 음식에 야채가 빠지면 섭섭하고 낯설다. 공장에서 만드는 가공식품은 생기 없는 시들한 식단이라는 인식이 생겼다. 자극적이었던 라면, 짬뽕, 냉동식품의 입맛에서 자연의 음식인 청국장, 콩국수, 쌈밥 등이 더 맛있다. 


몸이 좋아한다. 금주로 저절로 선호하는 음식과 입맛이 변화하고 있다. 나의 몸이 건강한 신체로 경로를 바꾸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술을 멈췄더니 오히려 삶이 풍성해졌다. 내일은 어떤 종류의 건강하고 살아있는 음식으로 내 몸을 채울까! 날씨가 선선해지니 굴 생각이 난다. 


해맑금주(황금金창조주作)-삶을 해맑게 황금으로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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