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일 밤 제주에서, 우리는 파티를 연다

예정에도 없던 프로파티러가 된 사연

by 제제



2차는 제주도 유일의 클럽 몽키비치, 아니면 중문 시내 소주방으로 모십니다!



청춘게스트하우스는 파티 게스트하우스로 유명한 곳이었다. 매일 밤 저녁 8시 반이면 라운지에서 치맥 파티를 열고 서로 모르는 게스트들이 친해질 수 있도록 분위기를 띄우는 게 스태프들의 주요 미션이었다. 인원이 적으면 스태프가 직접 참여해 남녀 성비를 맞추기도 했다. 2시간 동안의 파티가 끝나면 마무리 청소를 한 후 청춘들을 2차 장소에 데려다주는 것으로 스태프의 하루가 마무리 됐다.





청춘들의 파티가 끝나면 스태프들의 파티가 시작됐다. 스태프방에 모이거나 시내에 나가 술을 마셨다. 관광 명소만 있는 줄 알았던 중문에 그렇게 다양한 술집이 있는지, 야식집이 많은지 처음 알았다. 그렇게 매일 밤 술에 절여진 생활을 했고 서울에서는 가지도 않던 클럽을 가고 나이트클럽도 경험했다.




똑똑똑, 곧 있으면 체크아웃 시간입니다.



다음 날 아침이면 언제 술을 먹었나 싶게 조식을 세팅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시리얼과 식빵, 잼과 계란을 세팅한다. 스태프용 컴퓨터를 켜고 예약 현황을 확인해 연박자를 처리하고 안내를 보냈다. 미퇴실자가 있으면 방을 돌아다니며 재촉을 하고 모든 청춘이 퇴실하면 스태프끼리 모여 점심식사를 해 먹었다. 그 후 다 같이 방을 청소하고 침구를 정리하면 오전 일과가 끝났다.



한 명의 당번 스태프만이 남아 하루종일 예약을 응대하며 청춘의 체크인을 도와주고 밤이면 다시 그날의 파티가 시작됐다. 언제 조용한 게스트하우스를 찾았냐 싶게 점점 게스트하우스 파티 문화에 적응을 해 나가고 있었다. 돌아보면 살면서 가장 연속적으로 술을 많이 먹었던 기간으로, 마치 다시 대학교에 갓 입학한 신입생이 된 것 같았다.


그렇게 매일 밤 제주에서 예정에도 없던 프로파티러가 되어가고 있었다.


keyword
이전 02화한달살이 게스트하우스 찾아 제주 삼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