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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네컷한상 Jan 01. 2023

불안함도 괜찮은 이유(2)

불안함과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불안감과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온전히 나의 감정이라고 생각하며 이 감정을 절대 버릴 수 없는 반려 감정이라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불안감을 저를 움직이는 감정으로 변모하였습니다. 불안한 마음을 야기하는 일을 뒤로 한 채 다른 대체 행위로 넘어가는 지혜를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웹툰 작가로 데뷔하고 1년 6개월을 활동했습니다. 그 뒤 3개월을 차기작 연재를 위해서 고군분투하고 있던 때가 있었죠. 하지만 그 시간 동안 새로운 연재처를 찾지 못했습니다. 당장 월세를 낼 돈도 없었죠. 그때만큼 불안감이 거대하게 다가온 적은 처음이었습니다. 이 상태로 내가 원하던 작가로서의 생각도 못 하고 생활고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순간이 찾아왔기 때문이죠. 그 불안감에 주변 사람들에게 큰 피해를 줬고 해서는 안 되는 말도 꺼냈던 시기였습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 저는 뒤로 물러서기로 결심했습니다. 


지금 당장 할 수 없는 일을 피해 할 수 있는 일을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당장 해결해야 하는 월세를 위해 일용직 알바를 하고 웹툰 공모전을 찾아 응모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몇 개월을 했을까요? 응모한 공모전에선 조금씩 수상 소식이 들렸고, 일용직으로 일했던 월세를 메꿔가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었습니다. 돌아가기로 마음먹었던 생각이 다시 저를 살게 했습니다. 깊은 수렁 같은 불안감에서부터 저를 꺼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난 지금도 저를 지탱해 주는 힘이 되었고, 계속 창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줬습니다. 


이 모든 게 불안감을 해치워야 하는 정서적 불안으로 이해하는 걸 멈추고 반려 감정으로 인정하고부터 일어난 변화입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제 불안감을 필연적으로 함께 걸어가야 할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 불안감은 위험에서 회피하게 해주면서도 제가 추구하는 방향으로 이끌어주고 있습니다. 여러분에게 불안감은 어떤 감정인가요? 회피해야 할 감정인가요? 아니면 함께 가야 할 감정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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