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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업글할매 Jan 20. 2024

미역국 정식!

업글할매의 행복한 역이민 생활

지난번 육지에 나갔다가 오랜만에 쇼핑몰에 들렸다. ​마땅히 먹을 것이 없어서 고민하던 중에 미역국 정식 전문점이라는 곳이 있어서 들러보았다.

평소에도 나는 미역국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내가 애를 낳았느냐…”면서 미역국만 하면 잔소리를 해대는 남편때문에 집에서는 거의 미역국을 안 끓인다. 그래서 우리 집 생일상에는 굳이 미역국을 끓이려고 하지 않는다. 어쩌다 한 번 내가 먹고 싶어서 미역국을 끓일 때는 해산물을 싫어하는 우리 집 양반 덕분에 늘 소고기만 넣고 만들었는데 “미역국 정식”을 파는 이 집에서는 바지락을 비롯해서 여러 종류의 미역국이 있었다. ​워낙 조개나 바지락 종류를 좋아하던 나라서 얼른 바지락 미역국 정식을 시켰다.

세상에나….


미역국 정식 전문점 이라더니 달라도 한참 달랐다.

미역국은 그저 집에서만 먹는 지극히 평범한 음식인 줄만 알고 있었는데 완전 고급 음식으로 변해 있었다. ​워낙 외식을 안 하는 신랑을 모시고 사는 덕분에 이렇게 외식에 대해서는 나도 모르게 딴 세상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렇게 도 먹는 것 좋아하던 사람이 거의 집에서만 먹다보니 이런 새로운 세상을 못 만나는 것이다.


드디어 테이블에 놓여지는 미역국을 보는 순간 “대박! ”소리가 절로 나왔다.

평소에 집에서 먹던 미역국이 아니었다. ​무엇보다도 뚝배기채로 나오니까 다 먹을 때까지도 식지를 않는 것이 너무너무 좋았다. ​그렇지 않아도 무슨 음식이든 뚝배기에만 들어가 있으면 무조건 오케이였던 나였으니 두말이 필요 없었다. 그냥 집에서 국 그릇에 담아먹었던 미역국하고는 완전 먹는 맛이 다르다. 메인이 미역국이라는 것이라는 것도 신기하고 그저 평범하게만 느껴젔던 미역국이 이렇게도 근사한 메인이 된다는 사실도 놀라웠다. 아무래도 외국에서 오래 살다와서 이런 음식을 대할 때의 감동이 더 클 수도 있겠다. 참 기분 좋은 음식이다.


미역국 정식



이렇게 익숙한 메뉴들이 참 좋다.

이게 바로 신토불이이다..


한국 사람은 이렇게 신토불이 음식을 먹어야만 탈이 안 나는 것이다. 배탈 날 염려도 없고 소화불량에 걸릴 염려도 없다.


한국에 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게하는 따뜻한 음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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