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글할매의 책방이야기
한강 작가님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 이후, 불과 엿새 만에 작가님의 책이 백만 부를 넘어섰단다.
한강 작가님의 책을 구하기 위해서 대란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야말로 신드롬이 따로 없다.
인쇄소들은 처음으로 밤샘 작업에 들어가면서도, 힘들기는커녕 마냥 신나기만 하다는 말씀에, 그동안 얼마나 우리나라 사람들이 책을 안 읽었으면 이럴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밤샘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인쇄기를 24시간 풀가동 시킨단다.
하지만 출판계에서는 행여 “반짝열풍‘에 그칠까 봐 마냥 들뜨기를 자제하고 있는 것 같다.
노벨문학상이 불러온 한강 신드롬이 독서 열풍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다.
노벨상을 탔다니까 한 번 읽어볼까라는 생각에 찾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최애 작가가 수상을 했다는 반가운 소식에 한 권이라도 더 구하고 싶어서 나온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유를 불문하고 책을 구하기 위해서 나온 사람들에게는 무조건 박수를 쳐주자.
그동안 우리는 너무도 팍팍한 삶 속에서 책이 눈에 들어올 리가 없는 그런 사회에 살았단다. 그러다 보니 어쩌다 한 번이라도 책을 읽으려고 하면, 무슨 책을 어떻게 읽어야 좋을지 모르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럴 때 친절하게 우리가 읽을 책들을 쉽게 안내해 주는 곳이 바로 독립서점이었다고 한다.
이런 곳에서 추천받아 읽은 책의 한 줄이 그 사람의 삶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면, 그것이야말로 책의 엄청난 힘이 기적을 일으키는 것이다.
한강 작가가 불러온 독서 열풍에, 가족 나들이를 아예 독서 나들이로 나선 사람들이 많았단다.
광화문 앞 푸른 잔디 위에 놓인 알록달록한 의자에서, 사람들이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이 너무도 감동스럽다.
이런 풍경을 마주 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 했었다.
저마다 손에 들고 있는 책들은, “채식주의자”와 “소년이 온다”등, 한강 작가님의 대표적인 작품들이다.
너무 좋은 날에, 주말을 이렇게 책과 함께 보낼 수 있어 너무도 행복하다는 젊은 사람들을 보면서, 대한민국의 미래가 밝아옴을 한 몸에 느낄 수가 있었다.
한강 작가님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하기 위해서, 특별 야외 전시관도 열렸단다.
서울 광장과 광화문, 그리고 청계천 이렇게 세 군데에 야외 도서관이 생겼다.
수상을 기념하기 위해서 야외 도서관 3곳에 한강 작가님 도서 216권이 전시가 됐단다.
영어와 중국어 등 20개의 언어로 번역된 책들도 함께 하고 있다.
오랜 이민 생활을 접고 우리나라로 다시 돌아와서, 설레는 마음으로 찾아갔던 청계천에서, 너무도 근사하게 변한 청계천을 보고는, 놀란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던 우리 집 양반이 생각이 나서 잠시 슬며시 웃어본다.
그만큼 우리한테는 이 청계천이 지닌 의미가 대단한데, 이런 곳에서 이제는 독서열풍까지 불어대고 있다니, 그야말로 감개가 무량하다는 말 외에는 달리 다른 말이 떠오르지를 않는다.
청계천의 맑고 고요한 물길을 사이에 두고, 여기저기 눈에 띄는 놀라운 풍경에 그만 입이 딱 벌어진다.
놀랍게도 사람들의 손에 책이 들려 있는 것이다.
무심코 책장을 넘기는 소리와, 책을 읽는 사람들의 미소까지 더해지는 청계천의 모습이, 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처럼 다가온다.
책을 읽고 있는 시민들을 바라보면서, 가슴 깊이 감동의 파도가 다시 한번 밀려온다.
마치 그동안 잊고 지냈던 소중한 감정을 다시 불러오는 듯한 느낌이다.
한강 작가님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이 대한민국 전체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것이다.
그저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만의 기쁨이 아닌, 전 국민이 함께 공유하는 축제와도 같은 것이다.
오죽하면 허구한 날, 책을 안 읽는 국민이라는 기사가 나오곤 했었는데, 내 살아생전 처음으로 책방 앞에서 오픈런을 하고 있는 광경 또한 보게 된 것이다.
이제는 바야흐로 독서열풍 시대가 온 것이다.
한강의 바람을 타고 밀려오는 이 독서열풍이 ‘반짝열풍’으로 끝나지를 않고, 영원히 지속되었으면 좋겠다.
책이라는 것은 잠시 읽다가 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나이가 들고나니 더더욱 뼈저리게 와닿는다.
배움에는 끝이라는 것이 없듯이, 독서 또한 죽는 순간까지 지속되어야 하는 것이다.
힘들게 우리한테 찾아와준 이 독서열풍이 단순한 유행이 아닌, 사람들의 일상에 깊숙이 자리를 잡아, 오래오래 지속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한강 작가님이 이끌어준 이 독서열풍이,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감동을 선사해 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 아름다운 청계천의 잔잔한 물길처럼, 더 많은 사람들이 책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그런 여정을 함께 했으면 좋겠다.
“대한민국 만세!”를 외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