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단고기 오성취루 억지 주장에 대한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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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에서 환단고기의 오성취루(五星聚婁)와 관련된 설에 대해 이야기한 바가 있다. 환단고기에 기록된 오성취루는 '오성이 루(婁) 별자리에 취합하였다'는 뜻인데, 실제 근거로 드는 기원전 1733년 오성 취합은 루 별자리 근방에서 모이지 않았고 이에 대한 이의 제기에 진서론자들은 답을 하지 못했었다. 그렇게 답을 못하니 가장 최근에는 오성취루의 루(婁)라는 글자가 루 별자리를 의미하는 게 아니라 '나란히 배열된 모양'을 뜻한다는 억지 주장이 나왔다.
삼국사기 천문현상을 분석하던 중 구당서(舊唐書) 천문지에 오성취합기록을 보았는데 다음과 같다.
'大歷三年七月壬申夜,五星並列東井。占云:「中國之利。」'
- 구당서 천문지
대력 3년은 당 대종(代宗) 때 연호로 768년을 말한다. 즉, 768년 음력 7월 밤에 오성이 동정 별자리에서 병렬(並列), 즉 '나란히 벌렸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나란히 늘어선 모양을 '병렬'이란 단어로 표현한 것이다. 보통 행성들이 모였을 때 쓰는 취(聚)라는 글자는 아예 생략하였다.
실제로 768년 양력 8월 말경 새벽에 동정 별자리 근처(흰색 화살표)에서 오성이 모여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기록은 오성이 단순히 모였다라고 표현한 것도 아니고 루(婁)처럼 애매모호한 단어가 아닌 '병렬'이란 표현으로 '나란히 배열되었다'라고 기록한 자료이다.
따라서 오성취루라는 글자에서 '루(婁)'가 나란히 배열된 모습이란 주장은 '병렬'이란 좋은 단어가 행성들이 나란히 배열된 모습을 표현하는 말로 쓰였는데 굳이 별자리 이름과 혼동되게 동사로 쓸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설득력을 잃는다. 행여 '루'를 '병렬'과 같은 뜻의 동사로 썼다면, '취'는 쓰지 않고 '오성루'라고 쓰고 그다음 실제 위치를 알 수 있는 별자리를 기재했어야 한다.
어쨌거나 당나라 시절 당시에도 사서를 읽었던 사람은 한(漢) 고조 유방이 개국 시에 동정 별자리 근처에 오성이 모였다는 사실을 알았을 테니 이것을 길조로 여겼던 것 같다. 이 시기는 당대의 영웅 곽자의가 활약하던 시기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