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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어화 Oct 16. 2021

집콕 소년-10화. 종료와 레벨업

"힘찬아, 엄마가 네가 좋아하는 귤 사 왔어. 나와봐."

내 방문을 두드리며 말하는 엄마의 목소리가 들렸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내 방이었다.

'돌아왔다. 내 방이야~!'


"엄마"

나는 엄마를 부르며 방문을 열고 나왔다.

"뭐 하고 있었어? 엄마 나간다고 말했을 땐 대꾸도 없더니. 이제까지 잔 거야?"

"아뇨. 잠 안 잤어요. 이상한 경험을 했어요."

"이상한 경험? 새로운 게임이나 웹툰이니?"

"아뇨. 음... 그런 게 있어요. 귤 주세요."

"여기. 귤이 새콤달콤 정말 맛있어."

엄마는 먹던 귤 중 하나를 내 입안으로 넣어주셨다.

나는 내가 경험한 것이 꿈이었는지 실제였는지 벙벙했지만 돌아왔다는 기쁨과 우리 집이라는 안도감에 마음이 놓였다.

귤이 정말 맛있었다.


"~"

[종료합니다.]


종료라고 적힌 마지막 알림을 읽으며 나는 엄마와 쉬지않고 귤을 까먹었다.

'이제 끝났다. 다들 잘 돌아갔겠지?'



그 뒤 나는 학교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지내며 농구도 하고 가족들과 산책도 하며 새로운 생활을 했다. 새로운 반려동물인 "미미"는 새가족이 되었다.


아직 그 이상한 경험이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겠지만, 그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나는 "집콕 소년"에서 "집 밖 청소년"이 되어가는 중이기 때문이었다.

평범한 일상이 소중했고 집 밖으로 나온 내 삶이 더 활기차고 즐거웠다.


그러던 어느 날, 다시 알림 문자가 왔다.


"~"

[레벨업 되었습니다.

계속하시겠습니까? Y/N ]


'레벨 업! 이게 무슨 뜻이야? 계속하겠냐니!'

너무 혼란스러웠다. 그 순간 내 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완전히 새로운 방이 되어 있었다.


[집콕 소년님, 7단계에서 8단계로 레벨 업 되었습니다. 캐릭터를 선택하세요.]

---클릭---

[강힘찬이 선택되었습니다.

큐브 스토리 게임을 시작하시겠습니까?]


"이게 뭐야? 여긴 어디야!"

나는 휴대폰을 집어던지고 얼른 밖으로 나가려 문을 열었다.

온통 하얀 벽이었다.

"아니야. 이건 꿈이야! 깨어나야 해!"


"띵~"하는 알림 문자 소리가 다시 들렸다.

알림 문자와 함께 나의 손에는 휴대폰이 쥐어져 있었다.

[큐브 방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선택은 두 가지입니다. 이곳에 영원히 갇혀있거나 이곳에서 빠져나가거나.

선택하십시오.

이곳에서 빠져나가겠습니까? Y/N ]


"아냐! 이건 아냐. 이럴 리가 없어.

강힘찬이 선택되었다니!

내가 게임 캐릭터라고? 큐브 스토리 게임?

아니야. 난 사람이야!

평범한 중3 학생이라고!"


나는 울부짖으며 끝까지 부정했지만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나의 손가락은 Y를 누르고 있었다.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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