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UI/UX] 사용자가 터치하기 편한 위치는?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후버의 후속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이 어떤 작업을 하느냐에 따라 파지 양상은 달라진다. 화면을 터치하거나 체크박스를 누를 때 한 손을 거치하고 엄지 또는 검지로 화면을 터치하는 비율이 90% 이상이지만 글자를 타이핑할 때는 양손 엄지로 화면을 터치하는 비율이 41% 정도로 높아진다. 짧은 스크롤을 할 때 양손 엄지를 사용하는 사람이 있지만 긴 스크롤을 할 때 양손 엄지를 사용하는 사람은 없다. 한가지 파지 방법을 기준으로 UI를 설계하면 안 되는 이유다.
그렇다면 우리가 알고 있던 엄지 영역에 대한 지식은 잘못된 것일까? 엄지 영역은 정말 터치하기 편한 영역이 아닐까?
아니다. 후버의 후속 연구와 별개로 엄지 영역은 여전히 유효하다. 후버는 모든 것을 엄지 영역에 대입해 오류를 범하는 사람들을 경계했을 뿐 엄지 영역의 유효성에 대해서는 부정하지 않았다. 엄지 영역이 현재까지 어떻게 유효한지 한가지 예를 통해 알아보도록 하자.
2021년 9월 애플은 새로운 iOS15 버전의 업데이트를 발표한다. 이 업데이트에서 사용자들의 관심을 끈 변화가 하나 있었는데 웹브라우저인 사파리의 주소창 위치 변화이다. 주소창이 상단에서 하단으로 옮겨졌는데 애플은 이 변화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Safari가 새로운 디자인을 갖추면서 제어 기능을 한 손으로 사용하기가 더 쉬워진다. 새로운 탭 막대는 기본으로 화면 아래에 노출되어 사용자가 탭 사이를 손쉽게 오갈 수 있다.
- 2021년 9월 iOS 15 업데이트 언론 보도자료¹ 중 일부 발췌
애플은 한 손 사용자들이 주소영역을 편하게 터치할 수 있도록 주소창의 위치를 하단으로 이동했다고 말한다. 애플이 사용자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주소창 위치를 옮길 정도로 엄지 영역이 사용성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이야기이다.
스마트폰 화면크기가 4~5인치 정도였던 시절에는 파지 방법을 살짝 바꾸면 한 손에 스마트폰을 쥐고 엄지로 상단에 있는 주소창을 터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스마트폰 크기가 6인치를 넘어가는 시점부터 손이 큰 성인 남성이라도 파지 방법을 바꾸지 않는 한 한 손으로 상단에 있는 주소창을 터치하기 어려워졌다. 화면의 크기가 한 손으로 커버 가능한 범위를 넘어섰기 때문에 한 손 조작의 편의를 위해 주소창의 위치를 변경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화면이 커지면서 예전보다 더욱 엄지 영역의 중요도가 높아진 것이다.
1️⃣ 스마트폰을 잡는 그립법은 고정되어 있지 않다.
2️⃣ 주위 환경(이동 중 또는 짐을 들고 있음)이 그립법에 큰 영향을 준다.
3️⃣ 그립법은 사용자가 어떤 작업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4️⃣ 전통적인 엄지 영역 이론은 터치하기 편한 영역이라는 관점에서 여전히 유효하다.
각주1)
https://www.apple.com/kr/newsroom/2021/09/ios-15-is-available-to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