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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점직원 Dec 05. 2024

[5분 UI/UX]
엄지영역은 여전히 유효할까?


[5분 UI/UX] 스마트폰 파지 방법론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그런데 말이다. 스티븐 후버의 컬럼은 발표된 지 10년이 지났고 그사이에 모바일 디바이스와 그를 둘러싼 제반 환경은 눈부신 속도로 발전했다. 후버의 연구가 현재에도 유효한 이론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잠시 후버의 말을 들어보자.


사용자가 휴대전화를 잡는 방식은 고정된 형태가 아니다. 잡는 형식은 사용하는 작업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중략)

한 손 사용은 사용자가 어떤 일을 동시에 하고 있는가와 연관이 있다. 한 손 사용자들은 다른손으로 가방을 들고 있거나 이동 중에 난간을 잡거나 아기를 안고 있는 등 두 손을 쓸 수 없는 환경인 경우가 많았다.

(중략)

일부 사람들은 한 손 이용 비중을 보며 왼쪽 상단 모서리에 우선순위가 낮은 기능을 배치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것을 추천하지 않는다. 사용자가 상단 버튼을 누르기 위해 휴대전화 파지 방법을 한 손에서 한 손 거치나 양손으로 변경하면 어떻게 될까?

<2013년, How Do Users Really Hold Mobile Devices?> 중 일부 내용 발췌


스티븐 후버의 말에 따르면 파지 방식은 사용자가 수행하는 작업이나 서비스 유형, 사용자가 어떤 환경에 있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파지 방법론에 따라 우선순위가 낮은 기능을 엄지가 닿지 않는 상단 모서리에 배치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예를 들어보자. 서점직원은 아침 출근길에 지하철 안에서 오른손으로 스마트폰을 잡고 엄지로 터치하면서 뉴스 기사를 읽는다. 그러다가 카톡이 오면 파지 방법을 양손으로 바꿔 양손 엄지로 답장을 보낸다. 한 손으로 쇼핑하다 오른쪽 위에 있는 햄버거 버튼을 누르려면 파지 방법을 바꿔 왼손으로 스마트폰을 받치고 오른손 검지로 전체 메뉴를 터치한다. 지하철에서 서 있을 때는 양손 엄지로 카톡 답장을 하지만 환승 통로에서 이동 중일 때는 오른손으로 폰을 잡고 오른손 엄지로 타자를 쳐서 답장한다. 동일한 사용자라도 어떤 서비스를 사용하느냐 서 있는 상태냐 이동 중인 상태냐에 따라 파지 방법이 달라지는 것이다.


후버의 연구 역시 F패턴과 맥락이 비슷하다. 후버는 연구의 한계점에 대해 분명하게 언급했으나 사람들은 한 손, 한 손 받침, 양손이라는 터치 비중에만 관심을 가지고 일부분만 딱 때어 그것을 일반화된 공식마냥 여기저기 퍼 나르기 시작했다. 2024년 현재까지도 후버의 엄지영역 이론은 스마트폰 파지 방법과 터치 범위의 공식처럼 통용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이 후버의 연구를 바탕으로 많은 연구자들이 터치 범위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했다는 사실과 후버가 2017년 후속 연구의 결과를 발표했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경향은 계속 변해가고 있는데 우리의 지식은 2013년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이제 후버와 많은 연구가의 후속 연구를 토대로 우리의 지식을 업데이트해 보자.

후버가 최초 연구를 발표한 당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스마트폰은 아이폰5(4인치)였다. 1년 후인 2014년부터 4인치를 넘는 스마트폰들이 속속 등장 (아이폰6, 4.7인치 / 갤럭시S5, 5.1인치)하기 시작했는데 화면이 커지면서 스마트폰은 더 이상 한 손으로 터치하기 적합한 기기가 아니게 되어버렸다. 디자이너인 스콧 허프(Scott Hurff)는 바로 이점을 지적한다.


후버가 2013년 발표한 연구자료의 엄지영역¹

후버가 2013년 발표한 최초의 연구에서 엄지 영역은 화면의 절반 정도이다. (그림 초록색 영역) 스콧 허프는 후버의 연구를 바탕으로 스마트폰 화면 크기가 커지면 엄지 영역은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스콧 허프의 화면 크기에 따른 엄지영역의 변화²

스콧 허프는 화면 크기에 따라 엄지 영역의 양상도 변화한다고 주장한다. 4.7인치까지는 화면이 커져도 엄지 영역의 위치와 크기는 동일하고 엄지가 닿지 않는 영역만 늘어나지만 5.5인치인 아이폰6 플러스에서는 엄지 영역이 전보다 좁아진다. 이유는 파지법의 차이 때문인데 화면 크기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커지면 한 손으로 스마트폰을 잡기 위해 사용해야 하는 손의 면적이 넓어지고 전보다 더 많은 손의 면적과 근육을 사용하니 엄지의 가동 범위가 좁아진다. 화면 크기가 커지면 단순히 터치하기 어려운 범위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엄지의 가동 범위 자체가 좁아지는 것이다. 현재 최신 기종인 아이폰 14와 갤럭시 S23의 화면 크기가 6.1인치인 것을 생각해 보면 2013년 스티븐 후버가 발표한 엄지 영역 이론은 현 실정과 맞지 않는다. 2013년 가장 대중적인 스마트폰은 4인치였지만 현시점에서 가장 대중적인 스마트폰은 6.1인치니까.


[3부에서 계속]





✔️ 핵심 3줄 요약


1️⃣ 수행하는 작업이나 서비스 유형, 환경에 따라 파지 방법은 달리질 수 있다.

2️⃣ 화면이 커지면서 스마트폰은 더 이상 한 손으로 터치하기 적합하지 않다.

3️⃣ 엄지 영역 이론은 현 실정과 맞지 않는다.





각주1) 
https://www.uxmatters.com/mt/archives/2013/02/how-do-users-really-hold-mobile-devices.php

각주2)
https://www.scotthurff.com/posts/how-to-design-for-thumbs-in-the-era-of-huge-scree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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