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웹브라우저는 데스크톱 웹브라우저에서 화면 크기만 줄어든 형태였다. 데스크톱 브라우저는 사용자의 시선이 제일 먼저 향하는 상단에 메뉴바와 주소창을 배치했는데 모바일이라는 새로운 디바이스에 사람들이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모바일에서도 상단에 주소창을 배치했다. 이런 구조가 오랫동안 이어져오면서 사람들은 상단 주소창에 익숙해져 있었다. 한 손으로 주소창을 터치할 수 없을 정도로 화면크기가 커졌는데도 말이다.
물론 구글도 화면크기가 커지며 한 손으로 스마트폰을 잡고 주소창을 터치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글은 2016년 안드로이드 크롬 테스트 버전에서 주소창 위치를 하단으로 옮긴 UI를 처음 선보인다.
저는 2016년 Chrome Home의 최초 컨셉을 설계했습니다.
Chrome Home은 2개의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제작되었습니다.
1. 스마트폰의 화면크기가 점점 커지면서 한 손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제스처와 인터페이스를 만들어야 될 필요성이 있었다.
2. 모바일 크롬의 기능이 늘어나며 모든 기능을 "세 개의 점" 메뉴로만 제공해 기능의 활동도가 낮았고 접근성이 떨어졌다.
- Google Chrome 인터페이스 디자이너 Chris Lee
Chrome Home이라 명명된 모바일 크롬 UI 개선 프로젝트는 오랜 테스트 기간을 거쳐 정식 출시된다.
이전보다 편리한 사용성으로 사용자들의 환호를 받을 거라 기대했던 구글의 바람과 달리 사용자들은 주소창 위치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고 변화된 UI에 악평을 쏟아낸다. 결국 수많은 사용자 비판을 견디지 못한 구글은 업데이트를 취소하며 UI를 원복 시켰고 이후 크롬의 주소창은 계속 상단에 고정된 형태로 남아있게 되었다.
UI 업계에는 오랜 격언이 있다.
급격한 변화는 기존 사용자의 혼란과 강한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
사용자들은 오랜 시간 상단에 주소창이 있는 UI를 사용해 왔고 그것에 익숙해져 있었다. 그것이 비록 불편한 UI라도 말이다. 아이폰도 하단으로 주소창 위치를 변경했을때 많은 사용자의 비판을 감수해야 했고 그 결과 상단과 하단 중 주소창 위치를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즈 기능을 추가하며 비판을 무마시킨바 있다. 파이어폭스와 웨일은 사용자가 많지 않아 주소창 위치 변경 시 크롬과 사파리만큼 사용자 반발과 진통을 겪지 않았다. 크롬이 상단 주소창을 유지하는 이유는 애플보다 덜 혁신적이어서가 아니라 주소창 위치를 바꿨을 때 벌어지는 사용자 반발을 이미 경험했기 때문이다.
하단 주소창이 보편화된 지금에 와서 돌이켜보면 구글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단지 시기가 조금 빨랐을 뿐이다.
올바른 UI가 사용자에게 항상 좋은 UI가 아닐 수 있다는 사실. 항상 잊지 말자.
1️⃣ 모든 모바일 브라우저가 하단 주소창을 사용하지만 크롬은 상단 주소창을 고수하고 있다.
2️⃣ 크롬은 과거 하단 주소창을 선보였지만 사용자들의 강한 반발로 상단 주소창으로 기능을 원복 시킨 바 있다.
3️⃣ 사용자들은 오랜 시간 상단에 주소창이 있는 UI를 사용해 왔고 그것에 익숙해져 있었다. 급격한 변화는 기존 사용자의 혼란과 강한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
각주1)
https://read.cv/cleer/1R6eDCnOEDMDlRjMDbq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