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그럼요. 지금 애플 뮤직에서 프랑스 샹송 대표곡을 재생합니다."
출처: 스포티파이
내가 아침 샤워를 마친 후 물기를 닦으며 "시리야, 샹송 틀어줘"라고 하면, 시리는 이렇게 대답한다. 그러고는 항상 같은 노래들을 같은 순서로 들려준다. 그 첫 번째가 바로 Sacha Distel의 <La belle vie>, 한국말로는 아름다운 삶이라는 제목의 짧은 샹송이다. 이 샹송은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Ô la belle vie 오, 아름다운 삶.
Sans amours 사랑이 없고,
Sans soucis 걱정도 없고,
Sans problèmes 문제도 없어.
난 이 까지 듣고 매번 의문을 가졌다. '아름다운 삶을 얘기하면서 사랑을 부정한다고? 왜지?' 하지만 이때에는 물기를 닦고 샤워 후 뒷정리를 하고 서둘러 아침 식사를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어 그 의미를 찾아보지는 않았다. 또, 그 뒤의 가사를 신중히 듣지도 않았다. 그렇게 나의 이 의문은 사라지고 다시 나타나기만을 반복했다. 그러다가 오늘 아침, 화장실 안이 유난히 조용했고, 무엇보다 내 마음도 조용했다. 그래서 이 노래를 처음으로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바로 깨달았다. '아, 내 상황이구나!'
내가 이렇게 생각하게 된 것은 다음 가사 때문이다.
Hm la belle vie 아름다운 삶.
On est seul 우리는 혼자야.
On est libre 우리는 자유로워.
Et l'on traîne 그리고 우리는 어울리지.
On s'amuse à passer avec tous ses copains 우리는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을 즐겨.
Des nuits blanches 새벽으로 향하고 있는 밤을 지새우며.
Qui se penchent
Sur les petits matins
(중략)
Oui la belle vie 맞아, 아름다운 삶은
On s'enlace 우리는 서로 안아주고,
On est triste 우리는 슬프고,
Et l'on traîne 그리고 우리는 어울리지.
Alors pense que moi je t'aime 내가 너를 사랑한다는 것을 생각하렴.
Et quand tu auras compris 네가 깨달았을 때,
Réveille-toi 일어나렴.
Je serai là 내가 너를 위해 거기 있을 거야.
Pour toi
그렇다. 누군가에 대한 사랑이 없는 채로, 나 홀로 있으면 참 편하다. 인간관계에 대한 걱정도 필요 없고 그저 나 하나만 바라보면 되니까. 하지만 노래가 후반부를 향하며 작가가 생각을 고쳐 말하는 것처럼, 우리는 서로 따스히 안아주고 어울리며 아름다운 삶을 만들어가는 것이었다.
사실, 나는 지금도 혼자가 주는 편안함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다. 내 시간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고, 어느 것에도 구속받지 않는다. 너무나도 자유롭다. 하지만, 외롭다. 사무치게 외롭다. 이 외로움을 느낄 때마다 내가 변해야 한다고 생각이 들지만 동시에 이 커다란 자유의 유혹을 뿌리치는 것이 참 쉽지가 않음을 느낀다.
1년 전쯤, 나는 2024년을 맞이하기 위해 교보문고의 핫트랙스에서 30분이 넘도록 다이어리를 고르고 있었다. 그때, 어느 한 다이어리의 표지에 적힌 한 문구를 보고 '바로 이거야!' 하며 결정했었다.
LIVE IN HARMONY
Make harmony with others
1년 전의 나의 바람도 이것이었다. '아, 이번 2024년도에는 사람들과 잘 어울려야지!'
하지만, 애석하게도 이 목표에 관해서는 완벽히 실패했다. 오히려 내 인생에서 최고로 고독했던 한 해였다. 물론 나라는 사람과는 아주 친해졌지만 말이다. 1년이 지난 지금, 나는 다시 이 목표를 마음에 새겨본다. 부디 이번에는 성공할 수 있기를 바라며.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belle vie, 아름다운 삶을 살기를 바라본다.
En 2025,
2025년도에는,
Faisons la belle harmonie avec les gens,
다른 사람들과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고,
Vivons la belle vie!
아름다운 삶을 살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