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드는 법

by 류류지

만약 나의 여태까지의 글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 5개를 뽑는다면 '방황', '걱정'이 두 개는 반드시 있을 것이다. 그렇다. 나는 오랜 기간 방황을 하고 있으며 걱정이 참 많은 사람이다. 이번 2024년도는 유난히 더 그랬다. 하지만, 거 참 신기하게도 잠은 참 잘 잔다.


거의 매일 밤 10시 이전에 잠에 들고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난다. 대략 7시간 가까이는 자려고 한다. 물론, 유독 슬프고 우울한 날에는 무서운 꿈을 꿔서 중간에 깨기도 하지만 잠에 드는 시간은 10시를 넘기지는 않는다.


잠드는 법을 터득했나 보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나의 잠드는 법을 말해보려 한다. 이 연재책의 제목이 <괜찮아지는 법>이지만 사실 오늘처럼 실용적인 ‘꿀팁'을 말하는 것은 처음인 것 같아 조금은 어색하기도 하지만, 이 글을 읽은 모두가 오늘 밤에는 잠에 잘 들기를 바라며 몇가지를 끄적여본다.




첫 번째, 일기 쓰기


이 방법은 너무나 유명하기에 꽤나 식상하게 들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한 번이라도 시도를 해 본 사람이라면 일기 쓰기가 자장가 못지않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사실, 약 일 년 전까지만 해도 일기를 쓰는 것이 매일 잠들기 전 마지막 일과였지만, 지금의 나는 자기 전보다는 매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일기를 쓴다. 그 이유는 밤에 일기를 쓰면 너무 졸려서 그만 일기는 제대로 쓰지 못하기 때문이다. 즉, 잠에 드는 데에는 직방이라는 증거이다. 그 시절 나의 일기를 다시 보면 '휴먼 졸림체'의 정석을 볼 수 있다. 그렇게 웃길 수가 없다! 조금은 부끄럽지만 멋드러진 휴먼 졸림체가 아주 재미난 나의 2022년도 일기 중 일부를 남겨본다.


나의 2022년도 일기 중
나의 2022년도 일기 중





두 번째, 몸 구석구석을 늘려주기


간단히 말하면, 10~15분간의 짧은 요가를 한다. 요가라고 하기도 다소 민망한 동작 몇 개만이 있지만 말이다.

우선, 팔을 늘려준다. 똑바로 서서 깍지를 끼고 팔을 하늘을 향해 쭉 펴준다. 그리고 그 상태로 잠시 정지. 처음에는 팔이 뻐근할 것이다. 하지만 곧 팔 안의 혈액이 잘 흘러서 손 끝까지 시원함이 느껴진다.

그다음은 다리 뒤를 늘려줄 차례이다. 서 있는 상태에서 허리를 굽혀서 몸을 반으로 접는다. 이 동작의 핵심은 단순히 몸을 반으로 접는 것이 아니라 '배와 허벅지가 가까워지도록 한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쉽지 않은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배와 허벅지의 만남'에 집중하며 매일매일 하다 보면 이 둘이 조금 친해져 있음을 느낄 것이다. 반으로 접혀서 천천히 숨을 들이쉬고 내쉰다. 다리 뒤가 펴지면서 다리 근육이 숨을 쉬는 것처럼 느껴진다. 어느 정도 마음이 가다듬어지면 천천히 허리를 둥그렇게 말며 올라온다. 이제 드디어 푹신한 침대에 올라갈 때가 왔다. 귀여운 인형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나의 색으로 칠해진 아늑한 공간으로. 내가 참 좋아하는 순간이다.하지만 요가는 끝이 아니다.

침대에 올라와서는 배를 늘려준다. 먼저, 가부좌 자세로 앉는다. 그다음, 쫙 펼친 양손을 어깨너비로 멀찍이 앞을 짚는다. 이제 코브라처럼 미끄러지듯 얼굴, 몸통, 그리고 골반을 순서대로 앞으로 쭉 내밀고 복부를 힘껏 늘려준다. 들이쉬고 내쉬고를 반복하며 나의 배가 편하게 숨을 쉬도록 둔다. 또 한 번 마음이 가다듬어지면, 이제 마지막 동작을 할 차례이다.

내가 좋아하는 나의 침대 위의 한 구석.

마지막은 다리 째기이다. 다리 째기야 말로 참 쉽지 않은 동작이다. 하지만 원한다면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주고자 나의 일화를 잠시 말해볼까 한다.

나에게는 몇 안 되는 유년시절의 기억이 있다. 그중에 하나가 6~7살 때쯤 다녔던 발레 교실에서의 일이다. 딱 한 순간만이 선명히 기억에 남는다. 그곳에 있던 20명 가까이의 내 또래 여자 아이들 중에서 나만 다리 째기를 못했다! 벌려봤자 90도를 약간 넘을까 말까였다. 그 후로 나는 발레 교실에 가는 것을 싫어했고, 20살이 될 때까지 '유연함'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나에게 다리 째기란, 트라우마 같은 것이었다. 그래서일까, 20살에 다이어트를 위해 운동을 진지하게 하기 시작했을 때, ‘다리 째기'만큼은 완벽히 성공하고자 하는 소망이 생겼다. 그래서 매일매일 다리를 찢었다. ’오늘은 어제보다 0.001도라도 더 벌어졌을 거야!‘라고 생각하며. 이렇게 참 뻣뻣했던 나도 했다. 그러니 원한다면, 우리 모두가 다 할 수 있다! (하지만 다리 째기를 못한다고 잠에 못 드는 것은 아니다..)


세 번째, 스픽!


미리 말해두지만, 절대 광고가 아니다. (나에게 스픽 광고가 들어올 만큼 내가 유명하지 않다. ㅎ) 스픽을 시작한 지 어느덧 300일이 넘었다. 한 때 유튜브를 틀기만 하면 스픽 광고가 나왔고, 나는 그 멋진 마케팅에 쉽게 넘어갔다. 결론은, 참 잘 한 결정이었다는 것. 스픽는 나에게 영어에 대한 자신감을 불어넣었을 뿐만이 아니라, 예상치 못하게 '꿀잠'을 보장해 주었다.

온몸 구석구석을 늘려준 나는 드디어 침대에 편하게 눕는다. 그리고는 머리 옆에 휴대폰을 두고 스픽을 켠다. 앱을 켜고 오늘의 수업을 고르고 나면, 그 뒤에는 손을 쓸 필요가 없다. 그래서 나의 손은 내 목 뒤를 주무른다. 아, 거 참 시원하다. 그렇게 난 일자로 누워 목을 주무리며 눈을 감고 영어를 내뱉는다. 고요함 속에서 나의 꼬부랑 영어 발음이 들려온다. 약 5~8분의 수업이 끝나면 스르르 잠이 든다. 가끔은 수업이 끝나기 전에 잠이 들어 난감한 경우도 있지만.





아무리 힘들었던 어떤 하루일지라도, 잠자리에 나의 이 '잠들기 과정'을 통해서 나의 마음은 어느새 고요함을 되찾고는 한다. 그렇게 나도 모르게 잠이 들어 꿈나라 여행을 시작한다.


이 글을 읽은 모든 이들이 오늘 밤 잠을 잘 자기를. 푹 자기를.
그래서 내일인 크리스마스의 아침을 더 행복하게 맞이할 수 있기를 바란다.
혹시 몰라. 더 잘 자고 있으면 산타 할아버지께서 선물을 더 신중히 골라주실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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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