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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랑 Nov 08. 2024

상처

아무렇지 않고 싶은 마음

가끔 아무렇지 않게 나에게 툭툭 내뱉는 사람들의 말에 아무렇지 않아야지, 그냥 잘 넘어가야지라고 생각하면서도 상처를 받는다. 그렇게 꾹 참고 참다 정말 별 일도 아닌 걸로 갑자기 확 터져버리는 내가 너무나도 싫다. 이것보다 큰 일에도 그냥 잘 넘어가놓고선 참던 것이 갑자기 물밀려 오듯 터져버리다니 너무 이상하지 않은가? 상대방의 입장에서는 내가 잘 지내오다 별 일 아닌 일로 화를 내고 성질을 부리니 얼마나 당황스러울까? 바로바로 말하는 습관이 있었다면 이런 일이 생기지도 않을 텐데 나는 그렇게 바로 말하는 것이 어렵다. 마음이 복잡해지면 많은 생각이 들고 그 생각을 정리해야 말을 하는 타입이라 솔직히 말하면 귀찮다. 굳이 상대방에게 내 생각과 감정을 정리해서 말해야 하고 싸워야 하는 게 너무나도 피곤해져 그냥 이렇게 지나가면 곧 괜찮아지겠지 하고선 상황을 피해버린다. 그래서인지 가끔 내 주위 사람들은 나에게 짓궂게 말하고는 하는데 상대방은 자기가 하는 말이 장난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렇게 날린 작은 바늘 나에게는 큰 칼이 되어서 날아와버리는 게 너무 큰 상처가 된다. 그냥 넘기고자 꾹 참고 티는 내지 않지만 나도 사람인지라 상처는 아프다. 작은 상처든 큰 상처든 그 상처를 방치하고 모르는 척한다면 언젠가 곪아 터지거나 문제가 생긴다. 나의 곪은 상처가 터지는 타이밍은 그냥 손가락으로 톡 쳐보는 타이밍인 것 같다. 가끔은 나도 위로받고 싶고 어쩌면 누군가 날 알아봐 주고 안아주길 바랐을지도 모른다. 말을 하지 않는데 그걸 어떻게 알고 해 주겠는가. 알아봐 주기를 바라지만 말을 할 생각은 없다. 어쩌면 나의 말은 모순이 가득한 것 같다. 상처를 주는 사람들에 내 상처는 이미 너무나도 커져버렸고 내 스스로가 생각을 정리해서 말하는 것도 친구들에게 위로받는 것도 너무나도 어색하다. 조금은 상처가 작아질 수 있기를. 좀 더 유연하게 대처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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