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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담 Sep 27. 2024

나에게 '항복'하다.

'극복'에 대하여 


이건 이래서 안되고 

저건 저래서 안되고

여긴 이래서 어떻고 

저긴 저래서 저떻고


이 사람은 이러니 안되고

저 사람은 저러니 싫고


내 안엔 너무 많은 내가 나의 전진을 가로막고 있었다. 쉽게들 편견, 선입견이라고 말하지만 

내겐 '타협하지 않는 완고함'이었다.

나는 타협없는 완고함이 

날 더 안정과 효율로 이동시켜줄 줄 알았지만

오산이었다.


지독한 5년이 넘은 새벽독서는 이런 나를 서서히 깨버리기 시작했고

(지금도 여전히 나는 깨지는 중)

하나씩 나는 

내게 항복하며 백기를 들기 시작했다.


그러다 어느 날, 

나는 현실의 내게 완벽한 항복을 선언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지금까지 내 판단으로 만든 결과가 오늘, 이 자리, 이 모양새라면

내가 더 나은 나로 가기 위해선

내 판단을 내려놓아야 한다. 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그렇게 수문을 열자 물이 쏟아져 들어오듯

막힌 내 골통 속으로 그간 읽었던 책들 속 성현의 말씀, 위대한 스승들의 가르침이

세포 곳곳에 자리를 틀기 시작했다.


경이로운 경험이었고

위대한 배움의 중심에 나를 세웠다.




내가 나에게 항복한다는 것은

나아가려는 날 저지했던 모든 것을 포용한다는 것이다.


벽을 문으로 인정하고

한계를 경계로 바라보고

과거를 미래로 걷게 하고

인식을 의식의 세계로 이어주는,


그래서,

나의 영민하고 명석한 두뇌에 번쩍이는 직관과 통찰이

나의 발빠른 신체엔 잠시 멈춰 허리를 펼 수 있는 유연함이

나의 요동치는 감정에 잔잔하게 포용할 수 있는 부드러움이 스며들었다.


그래, 정말 

스.며.들.었.다.

그렇게 채.워.졌.다.

그렇게 흘.러.넘.치.고

그렇게 세상으로 다시 스.며.들.었.다.


그리고 간과했고 진부했고 영혼없이 뱉었던 

'사랑'과 '감사'라는 두 단어가 묵직하게 내 안으로 성큼성큼 다가옴도 느꼈다.


나는... 여태 이리 단순한 것도 몰랐음을, 그렇게 이제서라도 알아가는 기쁨에 빠졌다.

사랑하려 하나 사랑에 저항하는 것에 항복하고

감사하려 하나 감사에 방해되는 것에 항복하고

행복하려 하나 행복에 저당잡힌 것에 항복하는...


내가 나의 인식에, 한계에 항복을 선언하는 것은

나 자신을 진정으로 용서하며

그간 앞장 서있던 작은 내가 

내 안의 큰 나에게 깊이 사과하는 의식의 행위다.


큰 나는 그 크기답게 작은 나를 품고 이제 자신의 목표를 향한다.


작은 내가 큰 나에게 항복하는 의식은 

결국 내가 바라는 길로 나를 견인하는 동체였다.


부정적인 감정과 생각이 혼재되었던 나의 에고(ego)에 항복하자

초월적이면서 본성적인 큰 나(self)가 세상을 자신의 목표를 바라봤다.


조건없는 사랑과

동요없는 평화가

내 안에 조금씩 자리잡게 하는 항복의 힘....


오늘도 나는 내게 항복하며

큰 나에게 나를 의지시키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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